‘당나귀 귀’의 반란, 이젠 ‘을’ 중심…재미 넘어 사회 바꾼다

독이 든 성배를 성공적으로 들어올린 ‘당나귀 귀’가 변화를 예고했다. 보스 중심에서 보스와 직원들에 초점을 맞추며, 재미를 넘어 사회를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드러냈다.

29일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KBS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창수 PD를 비롯해 김숙 전현무 심영순 최현석 양치승이 참석했다.

4월 28일 정규 첫방송을 시작한 ‘당나귀 귀’는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레전드 보스들이 일터와 일상 속 리얼한 생활을 통해 스스로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역지사지 자아 성찰 관찰 예능이다.

보스들의 자발적 자아 성찰을 유도하고 직원들의 갑갑한 속을 풀어주는 토크로 일요일 안방극장을 사로잡고 있다. ‘당나귀 귀는’ 5.7%(닐슨 코리아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해 평균 7~8%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현무 김숙이 MC로 활약 중이다.

이창수 PD는 “우리나라의 리더를 모셔놓고 그분들에게 자기반성의 시간을 제공해주는 공격적인 프로그램이다. 현재까지는 나쁘지 않게 온 것 같아서 다행이다. 앞으로 더 잘됐으면 좋겠다. 섭외하고 싶은 분은 꼭 백종원 대표를 한번 모시고 싶다. 나쁜 의미를 아니고 한번 모셔서 어떤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캐스팅 기준에 대해 “캐스팅 기준은 어떤 분야를 개척하고 대가가 된 분 중에서 섭외를 하고 있다. 저희는 눈에 보이는 문제가 있는 보스를 섭외하지 않는다. 완벽한 분들을 모셔서 이런 분들도 이런 문제가 있으니 조직 문화를 돌아보자는 거다. 다행히 많은 문제점을 보여주셔서 프로그램이 잘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요리 연구가 심영순, 모델 매니지먼트사 에스팀 대표 김소연이 일터에서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27일부터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너 셰프 겸 호텔 조리학교 학과장 및 직업 전문학교 전임교수로 재직 중인 최현석, 방탄소년단 진과 성훈 김우빈 진서연 등을 맡고 있는 트레이너 양치승이 새로운 보스로 합류했다.

이창수 PD는 “최현석 양치승 모두 사십 대 대표다. 젊은 보스 분들을 모시고 싶었다. 젊은 대표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궁금했다. 같이 일하는 ‘을’, 직원들을 많이 봤다. 사회 초년생이 많이 근무하고 있고, 이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현실적이고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는지를 봤다. 리뉴얼 이전에는 보스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보스와 함께 그분들과 생활하는 직원들에게도 시선을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현무는 “녹화를 진행하면서 나이가 숫자에 불과하다. 저희가 최현석 셰프를 영상으로 못보고 대본을 봤는데 가관이다. 젊은 보스면 진보적인 부분도 있고 꼰대라는 부분이 없을 것 같은데 구석구석 박혀있더라. 심영순 선생님은 안 그럴 것 같은데 열려 있는 부분이 있다. 나이와 상관없이 보스의 성향 기질을 볼 수 있다. 분야가 다양해서 직업 세계를 탐구하는 재미가 있다. 최현석 셰프의 합류가 우리 프로그램의 동력이 될 것 같다. 재미있더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김숙은 새롭게 합류한 두 사람에 대해 “양치승 관장은 무섭게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동네 오빠처럼 친근한 면이 많다. 허점이 많다. 최현석 셰프는 오늘 영상을 볼 수 있다. 깐깐할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좋은 모습을 기대한다. 허세로 포장된 분이라 궁금하다. 그 모습이 진짜일지 아닐지 궁금하다. 첫인상은 한 분은 무섭고 한 분은 깐깐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당나귀 귀’와 함께한 심영순은 “여기 출연한 분들은 다 문제가 있어서 섭외된 거다. 이런 사람이면 자기 자신을 고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PD가 섭외를 한 거 같다. 저는 많이 달라졌다. 전에는 무조건 야단치고 ‘이것도 못하면서 음식에 왜 손을 대냐’고 했다. 지금은 예전처럼 심하게는 안 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옛날에는 연구하는 회원들에게도 잘못하면 ‘여태까지 뭐하고 살았냐’고 소리 질러서 자존심이 상해 안 오는 사람도 있었다. 이 방송 하면서 ‘저러면 안 됐는데 내가 저랬구나’ 회개하고 많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창수 PD는 “시청률을 보고 달렸다. 처음에는 독이든 성배다, 3% 나오기 힘들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어떻게든 올리는 거 보여줘야지 싶었다. 독이든 성배인데 잘 버티고 있다고 생각해 다행이다. ‘1박2일’ 땜방으로 시작된 프로그램이 맞다. 어쩔 수 없이 채워야 했고 시한부 프로그램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다. 여기까지 온 건 감사하게 생각한다. 여기 있는 MC들과 보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청률로 할 수 있는 건 어느 정도 보여드렸다. 앞으로 다른 관찰 예능에서 보여줄 수없는 재미를 넘어서 사회를 바꿀 수 있는,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여주고 싶다. 그렇게 프로그램을 이끌어가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