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이어서 고령화 사회(aging society)에 증가 추세에 있는 퇴행성 뇌 질환(degenerative brain disorders) 가운데 하나인 치매(dementia)의 위험인자에 대해서 이야기하겠다.
누구나가 짐작할 수 있듯이 하지만 나이가 들면 치매의 위험성이 높아지기 마련인데, 치매의 위험 인자 가운데 최고로 꼽히는 것은 다름아닌 고령 그 자체라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는 것 자체를 어떻게 막을 방법은 없는 까닭에 조절 가능한 치매의 위험 인자를 알고 그와 관련하여 적절한 대책을 마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고혈압(hypertension), 당뇨(diabetes)와 같은 흔한 성인병은 치매의 위험요소로 알려져 왔다. 치매와 관련하여 혈압 조절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지 최근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어 소개해 보려 한다.
전통적으로 고혈압은 치매의 위험인자의 하나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연구에 의하면 정확히 40-50대, 즉 중년에 발생한 고혈압만이 노년기에 치매의 발생을 높인다는 사실이다. 또 주목할 점은 나이가 들어 즉 60세 이상에서 발생한 고혈압은 치매 발병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더욱 흥미로운 연구결과로 74세 이하의 나이에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높은 경우가 많은 것은 치매의 위험을 매우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85세 이상의 나이에서는 높은 혈압이 어느 정도 치매 발병을 막아준다는 사실이다. 즉 결과적으로 고령의 나이에 정상 혈압이나 또는 저혈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치매 또는 인지기능의 장애를 일으킬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과도한 혈압 조절이 때로는 뇌 건강에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 연구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세월이 지나며 드러나는 과불 유급 (지나침이 부족함 보다 못하다)의 묘미라고나 할까?
필자가 항상 치매를 걱정하여 필자를 찾아온 환자들에 물어보는 중요한 질문들이 다름아닌 바로 고혈압에 관한 질문들인 까닭이다. 언제 고혈압이 처음 발병했는지, 치료는 언제부터 시작하였는지, 현재 혈압은 어느 수준에 머물고 있는지, 구체적인 혈압 숫자들을 기록해 보라는 지, 혈압과 관련하여 환자분이 어느 정도의 치매 위험군에 속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정보인 것이다. 아주 적절한 혈압 관리가 치매 예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필자는 강조하고 싶다. *신경내과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 (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703-277-3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