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에게 내 상태를 잘 설명하려면?

shutterstock_274029437-326x245치과를 방문하시는 환자분들 중에, 6개월에 한번씩 정기 점검과 스켈링을 받으러 꼬박꼬박 오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어떤 분들은 오랫동안 아프거나 불편함을 참다가 오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아마도 대부분 치과 치료 라는 것이 비용이 많이 들기도 하지만, 그 과정도 고통스러워 하시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처음에 오셨을때, ‘어디가 아프시거나 불편하신가요?’ 라고 여쭈어 보면, 그 사연들이 구구절절 길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긴 사연을 다 듣고 나서도, 정작 환자분의 어디가 어떻게 불편하다는 것인지 알 수 없을때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치과에 갔을때, 어떻게 하면 자신의 증상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먼저 불편한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야 합니다. ‘여기저기 다 욱신욱신 쑤셔요, 저 안쪽이 아파요. 뒷쪽이 아파요.’ 등의 애매한 표현보다는, 상하좌우를 이용해서 ‘오른쪽 위에 어금니가 아파요, 오른쪽 아래 앞니가 아파요, 왼쪽 윗 어금니가 흔들려요’ 등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다음으로 어떻게 불편한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냥 좀 찝찝해요, 기분이 안좋아요, 뭔가 불편해요’ 등의 표현은 진단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이런 표현 대신,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에서 치아가 어떻게 아프다 라는 걸 설명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찬물을 마실 때 시려요, 씹을 때 찌릿찌릿해요, 뜨거운 물 마실 때 이가 애려요. 자려고 밤에 눕거나 피곤하면 더 욱신거려요. 그냥 가만히 있어도 이 치아가 쿡쿡 쑤시고 아파요’ 등등. 이렇게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끔 어떤 환자분들 중에는 비싼 치료를 권할까봐 증상을 축소하거나, 특별한 치료를 안해줄까봐 증상을 과장해서 표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정확한 진단에도 도움이 안되고, 잘못된 치료를 받게 되면 결국 치료비와 시간을 이중으로 낭비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절대 스스로 진단을 내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어금니가 아파서 치과를 방문했을 때는 ‘어금니가 아파요’라고 표현을 해야지, ‘어금니에 충치가 생긴 것 같아요’ 라고 표현해서는 안됩니다. 왜냐하면 치아가 아픈 것은 충치 때문일 수도 있고 잇몸에 염증이 생겨서일 수도 있는데, 충치가 생긴 것 같다고 표현을 해버리면 치과의사가 ‘충치가 있는지 없는지 여부’에 치우쳐서 보게 되고, 만약 잇몸 때문에 아픈 것이라면 그 점을 놓치게 될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입장에서는 현재의 상태만 충실히 알리면 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진단을 내리는 것은 치과의사에게 맡겨야 합니다. 환자 스스로 먼저 진단을 내리면 올바른 진단에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미리 편견이 생겨 치과의사의 진단과 설명이 납득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치과의사에게 증상을 설명 할 때에는 불편한 점을 있는 그대로 간단하게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은 치과에 가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전달 할 수 있을까 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먼저 불편한 곳의 위치를 정확하게 설명하고, 어떻게 불편한지 구체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설명하신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칼럼은 지면 관계상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