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 파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미래가 불안 하기만 하네요. 이대로 신용 불량자로 전락해서, 실패한 인생이 될까 두렵군요. 조언 부탁합니다.
A : 사람이 어렸을 때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미래를 계획합니다. 열심히만 한다면 아무리 높은 산이라도 오르지 못할 산은 없다고 믿고는 하지요. 하지만, 현실이 꼭 사람이 계획한대로 만 그렇게 이루어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현실이란 냉혹하며, 시련의 연속이지요. 행여 운이 닿아서 재산을 모은다고 하여도 사기를 당하거나, 사업 실패, 질환, 사고 등의 이유로 재산이 날라가 버리는 경우도 허다 합니다. 하루 하루 그렇게 살다 보면, 소시적 꿈은 기억조차 안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은 먼 나라 이야기가 되고 말지요.
건강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없다고 하였던가요? 그렇습니다, 세상일이 자기 뜻대로 풀리고 돈 걱정 없이 사는 사람에게는 파산이 필요없습니다. 파산법은 “성실히 살았지만, 불운한 채무자”를 위하여 재정되었습니다. 혹자는 파산하는 사람(“파산자”)를 손가락질 하면서 파산자는 게을러서 또는 지혜롭지 못해서 파산을 한다고 비난합니다. 또 어떤이는 파산자는 사회에서 격리되고, 다시는 신용 생활을 해서는 안된다고, 사회에서 매장 되어야 한다고 강경한 어조로 말하기도 합니다.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면서, 필자가 만난 사람중에 그 누구도 파산을 원해서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우리 중에 그 누구라도 파산을 인생의 목표로 삼고 살아온 사람은 없기 때문입니다. 파산은 선택 아닌 선택, 최후의 선택인 것입니다. 필자가 만난 대부분의 파산자는 모험적이며, 도전적인 사람이었다.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업을 확장하거나, 무리하게 크레딧 카드를 사용해서 사업을 시작한 사람도 많습니다. 가족을 위하여 빚을 내서 큰 집을 마련한 분도 계시지요. 열심히 일해서 빚을 갚겠다는 다짐을 하면서 말이지요.
미국에 사는 한인들은 그런 측면에서 행운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패하는 사람을 위해서 파산이라는 훌륭한 안전망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입니다. 미국법은 파산자가 재기할 수 있도록 여러 장치를 만들었습니다. 파산은 또 다른 도전을 위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쉼터입니다. 엎어진 김에 쉬어 가듯이, 파산을 하면서 파산자는 그동안 그를 힘들게 하였던 “빚”이라는 멍에를 벗어 던지고 쉬어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서 파산은 하나의 나들목일 뿐. 우리가 파산하는 이유는 현재의 삶이 버겁고 힘들기 때문이죠. 또한 우리가 파산하는 이유는 파산을 통해 재기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파산자는 실패자가 아닙니다. 파산자는 굴하지 않는 도전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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