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쯔하이머 알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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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타임지(Time)(2016년 2월 22일자)의 커버(cover) 제목과 사진이 필자의 눈길을 끈적이 있었다. 제목하여 ‘알쯔하이머 알약(The Alzheimer’s Pill)’, 이와 더불어 파란색 알약을 먹으려 하고 있는 사람의 실루엣(silhouette) 사진으로 장식된 매우 강렬한 표지였다. 장수(longevity)에 관련하여  ‘매우 길어진 삶에 대한 긴 시각(The Long View of Very Long Life)’이라는 부제로 장문의 특집 기사들이 여러편 실려 있었다. 그 가운데 알쯔하이머병(Alzheimer disease)의 치료에 대한 매우 근본적(radical)이고 새로운(new) 접근을 다룬 ‘새로운 각도에서 본 알쯔하이머병(Alzheimer’s From A New Angle)’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마찬가지 임상에서 활발하게 알쯔하이머 치매를 진단 치료하고 있는 신경내과의사인 필자에게 상당히 흥미로왔다. 스탠포드 대학의 신경내과 및 신경과학 주임교수인 프랭크 론고(Frank Longo) 박사의 인터뷰로 시작되는 이 기사에서 현재 연구 개발 중에 있는 알쯔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소개를 하고 있었다.

 

기사에 의하면 알쯔하이머병의 공식적인 진단명이 쓰이기 시작한 1906년 이래로, 연구자들은 이 질병에 대한 연구와 치료법 개발에 몰두해 왔는데, 구체적으로 2000년도 이래로 약 200여개 이상의 약물들이 개발되어 시험을 거쳐졌다고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 중 어느 하나도 아직까지 효과적인 치료제로 인정 받지 못하였다는데, 흥미로운 사실 가운데 하나는 이렇다. 위에 언급한 론고 박사에 의하자면 이와 같은 기존의 신물질들로 알쯔하이머병에 걸린 실험동물들을 여러 차례 완치하는데 성공해 왔다고 한다. 그러나 다만 애석하게도 이를 인체에 적용했을때 똑같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었다고 한다. 그가 2014년 “PLoS One”이라는 저명한 저널에 발표한 신물질인 ‘LM11A-31’이라는 약물이 현재 2기 임상시험(Phase 2) 중에 있다고 하며, 굉장히 유망한 치료 물질이라고 하니 기대를 가지고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다릴 일이다.

 

통계에 의하자면 현재 이미 미국에서는 85세 인구의 삼분의 일 이상이 알쯔하이머병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한다. 이 숫자는 향후 20년 사이에 두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이로 인한 환자 자신과 그 가족, 더불어 사회가 이들을 지원해야 하는 일이 매우 큰 사회적 문제로 대두 될 전망이라고 한다. 결론적으로 지금까지의 신경내과 및 신경과학계에서 내놓은 알쯔하이머병의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이란, 일찍 치료를 시작하여 계속해서 진행될 수 있는 신경세포의 손상을 최소한으로 제한하고 더 나아가 이미 손상된 신경세포의 상태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임상에서 쓰이고 있는 치매 치료제가 효과가 없는 말은 절대 아니다. 현재의 치료약들이 위에서 말한 이상적인 치료법에 완전히 부합할 것이라는 충분한 증거는 없으나, 다수의 임상 시험을 통하여 이미 일정정도 이상의 치매 치료의 효과가 밝혀진 현재까지로선 최고의 치료법임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치매 환자의 최선의 치료를 위해서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이른 시기에 질병을 정확히 진단해 내는 일일 것이다. *신경내과전문의 및 의학박사 임정국(상담 문의: 임정국 신경내과 703-277-3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