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알콩알 두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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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130.콩알콩알 두부야~~

땡그랑 땡그랑 종을 울리며
이른 아침 골목에 두부 장수 아저씨
“두부 사려~~” 소리 하지 않아도
집집마다 아주머니들 내다보고
두부 한 모 주세요.(네 갑니다)
두 모 주세요.(여기 있어요)…….

이원수 시인의 시를 노래한 동요이다.유년의 기억 아련이 시골 어디에나 있었던 두부 장수의 땡그렁 소리는 해가 진
골목 사이로 풍기는 밥 익는 냄새와 된장찌게 냄새가 골목골목마다 가득 퍼졌고,얼마 안있어 하나 둘씩
어머니들이 부르는 소리에 집으로 들어가고 덩그러니 떠있는 가을 달님은 제 빛만 나를 비추인체 엄마의 목소리 대신 내 발걸음을 집으로 재촉한다.
사람들에게 어머니의 사랑을 음식으로 표현하라고 한다면,아마 된장찌게를 꼽는 사람이 가장 많을 것이다.
된장찌게는 생각만 해도 따뜻함과 부드러움,사랑의 이미지와 함께 토속적인 냄새가 머릿속에 그대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런 넉넉함을 안은 된장찌게에 콩으로 만든 두부가 듬뿍 들어가 있다면 더욱 그렇다.
지금은 들을 수 없지만 뜨끈한 두부를 볼때마다 구성진 목소리로 두부를 팔던 두부 장수 아저씨의 따뜻함과 소박한 나눔을 느낄 수 있다.
모락모락 올라오는 보들보들하고 뜨끈뜨끈한 두부의 구수함은 여느 황송한 음식 못지않은 넉넉함을 주기도 한다.
집에서 직접 두부를 만들어 보신적 있던가?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콩을 불리고 갈아서 직접 만든 두부는 특히 간수의 양을 조절해서
더 부드럽게 먹거나 좀 단단하게 만들어 먹는 등의 선택이 가능하다.두부를 만들때는 흔이 메주콩이라 불리는 백태를 사용하기도 하고 ,
혹은 검정콩(서리태)을 이용한 흑두부는 독특한 풍미를 느끼기도 하지만,두부로는 역시나 뽀얗고 듭성듬성 구멍도 자연스레 뚫려있는 하얀 두부가 제격이다.
콩은 전날부터 8시간 이상 충분이 불린 후 믹서나 녹즙기를 이용해 두번 이상 반복해서 갈아준다.
갈아놓은 콩물은 자루에 넣고 한번 걸러 주는데,마치 한약을 달일 때처럼 힘주어 짜야 한다.콩물을 다 짜내면 자루 속에 콩비지가 남는데,
남아 있는 콩비지를 따로 두었다가 비지찌게를 끓이거나 전을 부쳐 먹어도 그 맛이 쏠쏠하다.걸러진 콩물은 커다란 솥에 붇고 끓이는데,
바닥이 눌러붙지 않도록 나무주걱으로 저어 주어야 한다.콩물이 알맛게 끓으면 불을 끄고 준비된 간수를 붓는다.
여기서 간수는 염전의 소금에서 빠져나온 물이며 두부를 굳이는데 사용한다.간수의 양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간수를 분량보다 적게 넣으면 잘 뭉쳐지지 않고,또 너무 많이 넣으면 두부가 딱딱해지고 쓴맛이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기다리면 뽀얗던 콩물이 말갛게 고이고,뭉글뭉글한 순두부가 뜨거운 김을 뿜으며 다소곳하게 몸을 누이고 있다.
이것을 한국자 푸~욱 떠서 양념 간장을 쳐서 먹으면 ….생각만해도 침이 꼴깍하고 침이 고인다.
이제 만들어진 순두부를 네모난 틀에 부어 모양을 잡는 순서!!두부 틀에 베 보자기를 갈고 뜨끈한 순두부를 떠서 붓는다.
그리고 그 위를 무거운 뚜껑으로 눌러 20분정도 둔다.이렇게 완성된 수제두부를 큼지막하게 잘라 뜨끈뜨끈한 상태에서 먹으면 된다.
어디 그 뿐이랴 !!! 이런 명품 두부를 살짝만 튀김가루를 엷게 발라 기름에 가볍게 튀겨내어 여름내내 애용했던 모밀국수 소스를 붓고,
뼈를 깎는 고통으로 깎아내린 보슬보슬 다랑어포를 꽃처럼 피게하면 근사한 에피타이져도 탄생!!
또한 챺챺챺 지글지글 치이익 소리와 함께 볶아낸 제육볶음도 탄생!!!
이렇게 콩이 변용돼서 된장이되고 두부가 되고 콩나물이 되는 과정은 이색적이고 다채롭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변화를 두려워한다. 어쩌면 그 속에는 나또한 포함되어 있을지도….변화는 “무언가가 되는” 과정인데,어쩌면 “되기까지”의
그 수고로움과 더딘 시간을 감당할 용기가 없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