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위하여

아무리 보아도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인재가 없다. 누구를 찍던, 누가 대통령이 되건 국가를 위해 헌신할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어이구 우리나라 정말 문제예요.”라고 말씀하시는 어르신은 그저 혀만 끌끌 찬다. 과연 그럴까? 왜 요 모양 요 꼴이 되어 버렸을까? 어쩌다 나의 조국에 대한 희망이 없어져 버렸고 어찌하다 대한민국이 낭떠러지 끝자락에 다다랐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나오느니 한숨뿐이다. 우리 같은 백성이야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내 고향 내 조국을 일으켜 갈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너무 안타깝기 그지없을 뿐이다. 13명이나 되는 사람이 서로 대통령이 되겠다고 큰소리 뻥뻥 치지만, 아무리 둘러보고 또 보아도 인재가 없는 것은 슬픔일 뿐이다.
지금 이 시대에 태어나 이 시대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지금이 나는 좋다. 앞으로 더 큰 미래가 없어 보이는 나의 조국에 대한 실망 같은 것이 가슴 안에 머물러 어딘가에 마음을 둘 곳이 없으니 말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건 그래도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는 우리 이웃에 대해 열심히 살자.’ 라고 말은 하지만, 거의 매일같이 인터넷이나 신문, 방송에서 커다란 활자로 보이는 그들의 얼굴이 보일 때마다 가슴이 답답하다. “누가 되건 이제 한국은 끝났습니다.”라는 말씀을 하며 고개를 젓는 그들의 얼굴엔 수심만이 가득할 뿐이다. 많은 사람이 한국에 대한 기대도 희망도 포기하는 모습만이 보일 뿐이다. 아~~~

건희(가명)는 희귀한 심장병을 안고 태어났다. 5살 때, 이미 세 차례의 수술 끝에 기적처럼 살아났지만, 간암이 폐와 다리로 전이되었고, 전이된 암은 다리뼈를 잘라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젊은 엄마는 “다른 것은 다 몰라도 다리뼈를 잘라내지 않도록 지켜줘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하며 울고 있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마세요. 건희는 두 다리로 씩씩하게 걸을 수 있을 겁니다.”라고 말은 했지만, 이 아이의 생명을 지켜 줄 수 있는 것은 의사의 손길만이 있을 뿐이다. 누가 이 아이를 위해 울어줄 수 있단 말인가, 병원비가 없어 통곡하는 엄마의 마음에 어떤 사람이 위로의 말을 해 줄 수 있단 말인가.

비닐하우스에서 사는 노인은 건강을 잃어가고 있었다. 먹는 것, 입는 것, 이불 한 채 제대로 없이 뼈만 앙상하게 남은 작은 몸으로 걸어갈 수조차도 없는 이 어른을 위해 바로 힘없는 백성들이 그들을 위해 한 푼 두 푼 돈을 모아 전달하는 것이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을 뿐이다.
“작은 일이라도 할 일이 있다면, 저를 좀 써 주세요.”라고 말하는 노인, “글쎄요, 어떤 일을 하실 수 있으신지 모르겠지만, 저희는 누구에게 돈을 주면서 일을 시킬 만한 게 없네요.”라고 하자 긴 한숨을 내쉬며, “많이 주시지 않아도 됩니다. 정부에서 나오는 돈으로는 살아가기 힘들고, 그래서 뭐 청소라도 하면 안 될까요?”라는 노인의 얼굴을 바라볼 수 없었다. 어쩌다 우리에게 그런 요청까지 하시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는 봉사하는 곳이라서 돈을 드리며 사람을 쓸 수가 없네요. 힘이 드신다면, 쌀과 라면이라도 드릴까요?”라고 내뱉고 보니 실수였었다. 그분은 돈이 필요한 것이지 먹을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허허 죄송합니다. 이런 말씀을 드려서요. 아직 일할 수는 있는데 누가 써 주는 곳이 없네요.”라시며 문을 열고 나가는 그분의 모습이 애처로이 가슴에 머문다. 돈을 벌자고 하는 일이 아니니 돈 벌 일이 없고, 그렇다고 다 팽개치고 돈 벌러 다닐 수도 없고, 그들에게 작은 희망 하나 줄 수 없는 마음이 애잔할 뿐이다.

그러니 누가 대통령이 된다 한들, 가난하고 어려운 우리 이웃에게 베풀어 줄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 아니라 바로 백성들이 힘을 모을 수밖에 없는 현실.
그래 우리 더 노력해 보자꾸나, 그래서 저 사람들의 등에 따뜻한 햇볕이 머물 수 있도록 우리의 작은 손을 더 힘껏 쥐고 뛰어가 보자꾸나, “예 그러세요, 어려우시다니 도와드리겠습니다.” 라는 말을 덥석 할 수 있다면, 나도 좋고 너도 좋은 일이 아닐까? 그러니 뛸 수밖에 없는 일, 무엇을 해야 할까를 걱정하지 말고 무엇이라도 해서 서로 함께 나누는 그런 아름다운 이웃을 만들어 가는 일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