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쯤 나는 무늬만 여자아이지 상고머리 엣지있게!!! 자른 당췌 지치지않는 에너지를 소유한 일곱살난 사내아이 같았다.치마는 커녕 활동성 있는 반바지를 즐겨 입었고 코뭍은 또래 아이들을 진두지휘하며 산과 들을 종횡무진했었던…
지금처럼 먹거리가 흔하지 않았지만 지천에 우리를 유훅하는 산딸기의 향긋함은 사계절내 먹을수 있는 예쁘게 포장된 딸기에 감이 비할바가 못된다. 그리 씩씩하고도 고집쎈 내게도 최대의 약점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배고픔을 못참는 거였다.밥때 놓칠세라 으례이 대문을 들어 서자마자 밥차려내라 어깃장에 가까운 때를 쓰곤 했으니 지금 생각하면 지치도록 놀다온게 무슨 유세라고!!
당시에는 전기가 들어왔지만 냉장거가 있는 집는 그리 흔하지 않았을 때이므로 수맥잡아 오랜전통 자랑하는 우리집 깊은 우물운 여름날의 시원한 냉장고이자 훌륭한 김치냉장고였다.얼키설키 정체모를 그물망에 단단이 믂여있는 김치통을 두레박처럼 끌어올려 적당이 숙성된 열무김치를 꺼내 두꺼운 막국수에 슥삭슥삭 비벼주면 참으로~ 그 맛은 눈물이 나도록 황홀한 맛이었다.이제는 그 시절의 열무국수 맛을 다시는 못만나볼 자연의 맛이었고,추억의 맛이었다.
6~8월까지 제철인 연하디 연한 열무는 섬유질도 풍부하지만 사포닌도 다량 함유돼있어 여름철 대표적 보양식에도 손색이 없고,하늘이 높다하여 높으시고 귀하디 귀하다던 산삼,인삼이 부럽지 않은 뼈대있는 면모도 갖췄을 뿐더러 베타카로틴,비타민 A C까지도 충분이 함유돼있는 이 시대 트랜드에 걸맞는 웰빙김치이자 알칼리성김치이다.그런 여름짱!! 열무김치를 그 옛날 추억의 맛을 생각하면서 표현하는 데는 적당한 단어도 딱이 없는듯하여 내 기필코 그 맛을 재현해 보이리라 작정을 했건만 ……
계란 삶아놓고,양념장 만들어 칼칼하니 잘 숙성된 열무김치도 준비해 놓았는데…국수가 사라졌다!!! 분명 어딘가 있을터인데…아무리 뒤져도 없다.족이 20년을 넘게도 천천이 진행 되어진 치매초기에 가까운 건망증을 탓하며 국수대신 스타게티라도 삶자!!
스파게티는 8-10분을 안단테로 삶는데 국수와 똑같이 인내심을 갖고 푸르륵~~~거품내며 끓어 오를 때까지 세번정도 반복하며 찬물을 조금씩 끼얹어 준다.마치 물을 넣지 않아도 익어가며 스스로 물을 내는 열무김치의 인내처럼 말이다.그래야 탱글탱글하게 엣지있게!!! 면발이 살기때문~~~
그래봤자 소면대신 스파게티여서 심이 내맘에 썩내키지 않으나 아쉬움을 애써 감추며 참기름으로 커버해주고 갖은 양념장에 매실액으로 달달함을 더한뒤 ,칼칼한 고추장한스픈 잘섞어 한끼정도는 가볍게 먹고 싶은 주부들 마음 대변하듯 쓱싹쓱싹 오른쪽으로 BBGO 왼쪽으로 BBGO 무섭도록 “폭풍흡입” 함과 동시에 열무김치 국물까지 휘리릭~~~ 원샷하면 캬~~~~~그때 그 시절의 아삭아삭 하고 매콤함을 더한 알싸함까지 입안가득 퍼지는게 추억이 되살아 나는둣하다. 국물 자박바박하니 시원함의 극치였던 그 잊혀지지않는 한낮에 열무국수가 그립다.아~~~이런!!!또 깜빡했네~~~김치국물을 살짝 얼렸더라면 더욱더 환상이었을 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