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보단 휴식이다

우리는 건강해지기 위해 매일 같이 여러가지 선택을 하는데, 그 선택의 대부분이 무엇인가를 내 삶에 더함으로 ‘건강을 얻는’ 방식을 선호한다는 것이 우리에게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일으킬 때가 있다. 지금보다 운동을 더 하고, 몸에 좋다는 음식을 더 챙겨 먹고, 또 한약이나 비타민을 매일 챙겨 복용하는 이러한 방식들로 인해 우리는 건강을 얻기보다 오히려 건강을 잃게 되기도 한다.

잠시 멈추는 건강법이 필요한 시대
기력이 허하다고 한국에서 아들이 보내주는 수삼을 매일 두 뿌리씩 드시다가 혈압이 높아지고 목에서 자꾸 피가 나는 바람에 내원하셨던 할어버님,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걷는 운동이 최고라 했더니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심각한 무릎 염증을 가지고 내원한 여학생, 또 떨어지는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가며 매일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기 시작한지 두달만에 견딜 수 없는 두통으로 내원해야 했던 20대의 남학생 등 …
결국 무엇인가를 ‘더해가는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려하고 누구보다 열심이더 이들이 오히려 건강을 잃게 되는 것을 보면,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은 좋은 것을 더하기보단 오히려 잠시 ‘멈추는 건강법’이 아닌가 싶다.

쉬는 것은 게으른 것이 아니다
특히나 요즘은 열심히 일하는 것, 열심히 운동하는 것, 또 좋은 음식을 잘 먹는 것 같이 ‘더하는’ 행위들은 바람직하고 좋은 것으로 여기고, 휴식을 취하거나 굶는 것 같은 ‘멈추는’ 행위는 마치 게으름의 상징처럼 여기는 풍조가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회 풍조는 건강을 위해서라면 우리 몸에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보충해 주어야 할 것만 같은 초조함을 일으킨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각종 보양식과 한웅쿰씩의 보충체를 매일같이 섭취하여 혹시라도 부족할지 모르는 그 무엇인가를 보충하려 한다.

운동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병이 나는 이유
하지만 우리 몸은 처음부터 그런 ‘더해가는 방법’만으로는 건강해질 수 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운동과 같은 노동과 긴장을 통해 교감 신경이 항진되면 근육으로 향하는 혈류량이 높아지면서 근육의 효율은 높아지지만, 반대로 내장으로 향하는 혈류량은 줄어들어 각종 생명기능을 주관하는 내장의 효율은 오히려 떨어진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떄 결국 내장은 제 역할을 수행할 수가 없게 되는데, 이로 인해 소화불량(위장), 두근거림(심장), 불면(간, 심장), 오줌소태(방광,신장) 같은 각종 질병이 유발된다. 물론 이럴때 해당 장기가 필요로 하는 특정 영양소와 기운을 보약이나 음식물을 통해 일시적으로 보충해 줄 수도 있고 근육으로 향하는 혈류량을 내장으로 돌리는 침법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보다 근본적이고 쉬운 치료법이라면 역시 운동을 ‘멈추고’ 잠시 쉬는 것이다.

멈춰야만 건강해진다
부교감 신경을 항진시켜 각종 생체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교감 신경을 자극시키는 긴장을 풀고 노동을 ‘멈추면’ 된다. 그렇게 ‘휴식’을 통해 부교감 신경이 항진되면 내장으로 향하는 혈류량이 늘면서 각종 내장장애가 치유되기 시작한다. 깨어있는 동안 음식을 섭취하며 복부에 축적된 지방은 수면중 몸의 다른 부분으로 골고루 이동하며 복부비만을 없애주고, 깨어 있는 다쳤던 조직의 회복 또한 대부분 수면중에 일어난다. 이처럼 우리 몸은 더한 만큼 덜어내고, 움직인 만큼 멈춰 서야만 건강 해지게끔 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원리를 예전부터 ‘음양의 균형’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바쁜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더욱 중요한 삶의 원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