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6위 ‘IT도시’로 선정. 여성들이 최고로 선호하는 IT직장 몰려
실리콘 밸리 ‘안티테제’로 빠르게 성장
미국에서 컴퓨터 IT업계 종사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는 어디일까?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실리콘 밸리,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을 제치고 워싱턴 지역이 ‘최고의 선호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지역에는 IT인재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장 100개 중 상위 11개가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올해 초에는 워싱턴DC가 IT종사 여성인력들이 좋아하는 도시 1위라는 집계가 나와 관심을 모았다.
컴퓨터월드가 발표한 가장 일하고 싶은 100대 IT직장은 평균 연봉과 보너스 증가율, 승진율, 자기개발 여건 등을 종합해 순위를 메겼는데 직원 복지 프로그램, 근무시간 유동성 등도 세부 고려했다고 알렸다.
순위에 따르면 맥클린 소재 부즈알렌해밀턴(Booz Allen Hamilton in McLean)가 18위, 비엔나의 네이비페더럴크레딧유니온(Navy Federal Credit Union in Vienna)이 23위를 기록했다. 볼티모어 소재존스홉킨스 메디슨(Johns Hopkins Medicine)(30위), 워싱턴 DC 패니 매(Fennie Mae)(47위), 버지니아 맥클린 미트리(Mitre)(51위) 등도 선정됐다.
글로벌 컨설팅 전문 업체 KPMG가 지난해 3월 발표한 조사결과에도 워싱턴은 세계 6위의 IT산업 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KPMG는 조사에서 스타트업 창업와 포춘 500대 기업 임원 등 IT업계 리더 841명을 대상으로 “향후 4년 내 글로벌 기술 혁신을 이끌 도시가 어디가 될지”를 물었는데, 그 결과 1위는 중국 상하이, 2위는 미국 뉴욕, 3위는 일본 도쿄가 차지했다. 뒤를 이어 중국 베이징, 영국 런던, 미국 워싱턴, 독일 베를린, 미국 시카고, 이스라엘 텔아비브, 미국 보스톤이 이름을 올렸다. 실리콘밸리까지 포함해 이들이 톱 10 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한편 워싱턴은 수년 전부터 신흥 IT 중심 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다. 냉전시대부터 9.11 테러 사태를 겪으며 눈부시게 성장한 방산 및 보안관련 기업들이 워싱턴에 밀집한 이유가 가장 크다. 무기산업이 첨단산업과 연계되며 소프트웨어, 컴퓨터 업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으며 워싱턴 지역에 IT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난 까닭이다.
특히 지난 2001년 9.11 테러 이후 연방정부가 보안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시작하며 IT 조달시장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한 탓도 크다. 2000년대 초반 실리콘밸리, 댈러스 등 대표적인 컴퓨터 산업 단지의 고용률이 내리막길을 걸었을 당시에도 워싱턴 메트로 지역의 IT인력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료에 따르면, 워싱턴 메트로 지역의 IT관련 종사자는 2016년 현재 24만2138명으로 전체 노동자 수의 7.4%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행정직, 경영 및 회계분야에 이어 3번째로 많은 고용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컴퓨터시스템 디자인 및 관련분야 종사자는 13만7100명, 엔지니어링서비스는 4만4400명으로 각각 미국 1위에 올랐고, 실험분야는 4만4400명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이 지역 민간분야 전체 종업원의 13%가 하이테크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이처럼 북버지니아를 포함한 워싱턴은 어느틈에 캘리포니아의 샌프란시스코 등 전통적인 컴퓨터 산업도시만큼 컴퓨터 관련 일자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컴퓨터 산업도시로 각광을 받게 됐다. 그러나 서부와 동부의 생활이 차이가 있듯이, 두 도시의 컴퓨터 산업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워싱턴을 실리콘 밸리의 ‘안티태제’라고 부른다.
서부의 IT 종사자들이 개인적인 성향과 창업을 통한 백만장자의 꿈을 중요시하는 것과 달리, 워싱턴 지역 IT 종사자들은 가족과의 삶, 안정적인 고수익 직장을 선호한다. 특히 실리콘밸리와 달리 자택근무를 선호하는 이들이 극히 적다는 차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