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박 삼 년 걸렸다. 다시 연방국세청 (IRS) 징수직원의 사업체 방문이 시작된 것 말이다. 지난 주 수요일 나는 고객의 사업체가 있는 공장 주차장에 차를 대고 오후 1시에 만나기로 한 국세청 직원을 기다리고 있었다. 일부러 좀 허름한 차종을 몰고 약속 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옷도 너무 화려하지 않은 단정한 브룩스브라더스의 남색 바지 정장을 입었다. 작은 사무실과 뒤 편의 공장을 고객과 함께 둘러보며 눈에 띌 만한 사항이 있나 살폈지만 안심할 정도로 오래된 기계들 뿐이었다. 혼자 다시 주차된 차 안으로 돌아와 바깥을 주시하며 누가 봐도 작전 명령을 기다리는 대기조 표정을 하고 식은 커피를 홀짝 거리고 있는데 이윽고 낡은 회색의 혼다 시빅이 주차장으로 굴러들어왔다. 한 눈에 봐도 국세청 감사 직원이었다. 그와 함께 사무실로 들어서자 고객인 사장이 떨떠름하고 어색하게 우리를 맞이했다.
“물이라도 내올까요… (Would you like some water).” 국세청 직원은 씩 웃으며 본인의 생수병이 있다며 건배하듯 보여주었고 문서철을 가방에서 빼들고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내가 제출했던 익숙한 자료들이 휙휙 넘어갔다. 어느 페이지에서 멈출까 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못 받은 거래처 대금이 왜 이리도 많나요 (why do you guys have so much unpaid account receivable)” 라는 질문을 했다. 고객은 몇 년 전 큰 거래처의 계약을 따서 일을 다 해주었는데 그 회사에 수주를 준 더 큰 회사가 무너지며 파산을 하는 바람에 연쇄적으로 돈을 못 받게 되었다고 설명했고, 나는 미리 준비한 관련 자료들을 건네 주었다. 그 자료들을 넘겨본 후 그는, “워낙 자료를 철저하게 잘 요약 정리해줘서 재정 양식 내용에 대한 다른 질문은 따로 없습니다 (Your documentation was well organized and summarized, so nothing really jumped out of the IRS form in my review)라고 해서 고객을 흐뭇하게 했다. 속으로 예쓰!라고 외쳤지만 난 아주 태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혹시 공장 내부를 돌아보고 싶은지를 물었다. 그래도 되겠냐고 하면서 직원이 일어나 서류철과 볼펜을 들고 고객의 안내와 함께 공장 내부를 둘러보았다.
낡은 기계과 기구, 선반들을 하나씩 쳐다보고 그나마 덜 낡은 기계들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그는 생전 처음 가보는 타인의 사업체를 방문하고 이것저것 질문하는 일에 무척 능숙해 보였다. 국세청 직원들의 사업체 방문 목적은 여러가지가 있겠으나, 세금빚을 지고 있는 사업체 오너가 소득 창출에서 벗어난 기기나 시스템을 쓰거나 상식선 이상의 경비를 지출하고 있는지를 보는 등, 제출한 재정양식에 대략 부합하는 살림인지를 살피기 위함이다. 고용세 체납으로 인해 사업체를 방문한 국세청 직원이 숨겨진 총기를 발견한 경우도 있어 불법무기소지혐의로 기소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사업체에 세금 문제가 있다면, 추가 예산으로 활발하게 징수 활동을 펼치고 있는 IRS의 추세에 따라 새해에는 징수 직원(Revenue Officer)의 사업체 방문을 예상하고 미리 계획을 세우기 바란다.
Sammy Kim
Attorney at L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