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후 기억나는 시간들은 죄다 사업체에 쏟아부었던 사장님이 찾아오셨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성장해 온 사업체. 단골들과의 끈끈한 관계는 물론이고 힘들 때마다 팔걷어붙이고 도와주는 종업원들과의 가족같은 유대관계는 그의 큰 자랑거리였다.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온 결과물이었다. 매번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려야 할 때면 외롭기도 했지만, 해를 거듭하며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위치에 있어 뿌듯했다. 그러나 몇 년 전 현금이 돌지않아 몇 달치 세금을 미뤘던 것이 일 년을 넘어 삼 년이 되었고, 지금은 감당할 수 없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버렸다.
빌려서 갚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버린 세금액으로 인한 걱정보다, 그가 매일밤 벌떡벌떡 일어나는 이유는, 미연방국세청 (IRS)이 그간 열심히 일구었던 사업체의 문을 강제로 닫게 할 것이란 두려움과 마땅한 은퇴연금도 없이 일터를 잃어버릴 수도 있다는 걱정 때문이었다. 배우자는 물론 직원들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남모를 걱정으로 인해 우울증 증세에 몹쓸 생각까지 해보았다. 이런 마음의 병을 지니고 계신 사장님들에게 드릴 수 있는 메시지는, 당장 비즈니스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으로부터는 벗어나되, 안일하게 세금문제를 대응하거나 미뤄서는 안된다는 일침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한 업체의 문을 걸어잠그는 조치는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만 사용하는 도구이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이라고 판단할 만한 근거를 IRS에게 주고 있다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러한 상황을 피할 수 있을까. 다음의 단계를 따라하면 된다.
- 밀린 세금보고서를 모두 준비하여 파일링한다. 청구서가 날라오기 시작하면 가장 오래된 세금부터 하나씩 해결하고 싶은 본능을 꾹 참고, 현재의 분기와 앞으로의 세금부터 먼저 해결해 나간다.
- “피라미드”식으로 매 분기, 매 년 세금이 쌓이는 것을 지금 당장 중단해야 한다. 시작을 어디서부터 해야하는지 모르겠는가. 현재 분기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금까지 쌓인 세금은 물론이고 현재에도 매 분기마다 미납된 세금이 계속 쌓이고 있다면 IRS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확률이 커진다.
- 이쯤되면 Revenue Officer라는 징수전문직원이 배정될 확률이 커진다. 그들은 밀린 세금보고서를 거두어들이고, 계속 쌓이는 세금을 중단시키고, 이미 쌓인 지난 세금을 해결할 제안서를 검토하고 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들이 Form 9297이라는 양식을 통해 정해주는 마감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이들의 마감일을 연거푸 무시하거나 적당한 이유없이 지키지 못하면 잠자는 곰같은 IRS를 성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 현재 분기를 따라잡았다면, 밀린 지난 세금을 해결하겠다는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제안서 안에는 IRS 양식과 이를 증빙하는 회계문서들을 검토하기 쉽도록 꾸며서 제출해야 한다. Offer in Compromise, 분할납부, 징수불가상태 등 현재의 재정상황에 따라 제안서가 달라지게 된다. 제안서를 검토한 후 IRS가 이를 받아들인다면 revenue officer는 배정받은 징수 케이스를 마감하게 된다. 예를 들어 ‘징수불가상태’라고 revenue officer가 판단할 경우, 밀린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징수케이스를 마감하게 할 수도 있다. 단 현재와 미래의 세금과 파일링을 밀리면 안된다.
Internal Revenue Code 6331(j) 조항에 따르면, IRS는 비즈니스를 셧다운하기 전 다른 방법을 통한 징수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하지만 거듭된 독촉과 마감일에도 돈 버느라 바쁘다는 핑게로 눈깜짝하지 않는 자영업자와 계속 세금빚을 쌓아가고 있는 비즈니스라면 차라리 지금 문을 닫게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납세자나 정부 모두에게 이득이란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이런 적당한 이유를 줄 경우 revenue officer들은 충분한 회계자료 검토, 자료 조사로 사건 파일을 만들고 상사의 승인을 받는 등의 수고스러운 절차를 거쳐 IRS Property Liquidation Specialist에 사건을 의뢰하여 비즈니스를 셧다운하는 절차로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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