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변방 그린란드. 그 동토의 땅이 지구가 온난화 되면서 인간의 두발로 특별한 자연과 태초의 원시 풍경을 곁에 두고 감상하면서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북극권 한계선(Arctic Circle)이란 북위 66°의 위권인데 북반구의 지리학상 한대와 온대를 구분하는 경계선이며 동지와 하지에서의 명암의 경계선이기도 합니다. 인간의 생존 활동 한계선이라고도 할 이 사지에서 이루어지는 160km의 여정. 걸음의 축복으로 세례 받은 자들은 Kangerlussuaq 빙촌에서 동쪽으로 40km 더 달려가 Ice Cap 위에서 지구의 숨소리를 들으며 탐험하는 빙하 트레킹을 시작으로 명실공히 아크틱 서클 완전 종주 200km의 대장정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서부 그린란드의 두 도시 Kangerlussuaq와 Sisimiut를 연결하여 여름날 잠깐 길이 열리는 지구의 이방을 백야의 환한 인도로 생경한 대 자연을 탐험하는 감동의 도전입니다.
Arctic Circle의 북쪽에 위치한 트레킹의 전진기지로 인구 오백명이 상주하지만 국제공항이 있는 Kangerlussuaq에 집결하여 트레을 시작하는데 남극 다음으로 큰 세계 제 2위의 빙하. 한덩어리로 연결된 빙원이라 고유의 명칭도 없는 그저 표시점 포인트 660에서 여정은 시작됩니다. 아래는 블루 칼라의 빙하가 녹아 내를 이루어 흐르는 빙하위를 걷는데 쩍쩍 갈라진 크레바스를 지나며 더 추위를 느낍니다. 쩍. 쉬리릭. 풍덩! 수시로 바로 우리의 곁에 있는 60미터 높이의 빙하가 붕괴하는 소리로 지구를 진동케 하고 곁의 푸르고 하얗고 검은 색 빙하는 매년 25미터씩 후퇴하는데 그 귀한 풍경을 접하고 혼줄놓고 바라보며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 것인지 느끼게 합니다.
만년 동안 거대 빙하에 밀려온 돌들이 바위산을 이룬 길을 때로는 모래가 퇴적된 강변길이나 사구 언덕을 멀리 그린란드 에스키모인 이누이트들이 그 맛있는 육질과 따뜻한 가죽 때문에 즐겨 사냥하는 현지산 버펄로인 Musk 황소가 몇마리씩 무리지어 우리에게 머리 짓 하는 길을 혹은 1968에 충돌사고로 추락한 록히드산 항공기의 잔해를 보며 걷기도 합니다. 이길 위에는 변화무쌍한 북극선의 기후 때문에 주변의 테마가 갑자기 바뀌기도 하는 자연의 무대입니다. 나무라고는 살아남을수 없는 천형의 땅에 이제는 종종 살아 움직이는 생명을 보게 되는데 녹황으로 가득한 이끼 색의 풍경속에서 순백을 발하는 북극산 토끼와 그 뒤로 순록이 뛰어가는 모습도 포착됩니다. 이따금 귀여운 얼굴들을 빼꼼히 내 보이고 한발 물러서는 겨우 집고양이 크기의 그 왜소한 몸짓으로만도 앙증맞은 북극 여우를 조우합니다. (다음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