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계좌, 긁어 부스럼이 아니라 덮어둘수록 커진다 (2)

지난주 칼럼에서는 해외계좌를 신고하는 것이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는 최신 판례를 소개했다. 이번 주에는 법원이 왜 ‘숨길 의도가 없었다’는 납세자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는지, 그리고 한인 납세자들이 이 판결에서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살펴본다.

해외계좌 신고에서 더 위험한 것은 단순히 몰랐다는 사실이 아니다. 신고의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알아보지 않은 채 시간이 쌓이고, 그 사이 세금보고서에는 해외계좌가 없다고 세금보고서에서 반복해서 표시하는 것이다.

법원은 숨길 의도가 없었다항변을 받아들이지

2026년 9월 4일 선고된 United States v. Rund 사건에서 제4연방항소법원은, 납세자가 정확한 FBAR가 제출되지 않을 중대한 위험을 당연히 알았어야 했고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확인하지 않았다면, 민사상 고의적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Rund씨는 세무전문가의 도움을 받았고 질문에 정직하게 답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누락된 해당 해외계좌들을 신고기한 전에 전문가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전문가의 조언을 받고 그 조언에 합리적으로 의존했다는 비고의성 주장과 맞지 않다고 보았다. 또한, 한 번만 제대로 질문했어도 신고의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 점은 한인 납세자들에게 특히 중요하다. 세무사나 회계사가 FBAR신고 의무를 물어보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납세자의 책임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해외계좌의 존재와 실질적 소유관계를 전문가에게 정확히 알리고, 어떤 신고가 필요한지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법원은 소득세 과세 여부와 FBAR 신고의무는 별개라고 보았다. “외국에서 이미 세금을 냈다,” “부모님의 돈이다,” 또는 “이자가 거의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FBAR 의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계좌 명의뿐 아니라 납세자가 그 계좌에 재정적 이해관계를 가지거나 서명권 또는 실질적인 통제권을 행사했는지 따져보아야 한다.

292만 달러도 과도한 벌금이 아니라고 봤다.

법률상 부과할 수 있었던 최대 벌금은 약 984만 달러였고, 실제 부과액은 그 약 30%인 292만 달러였다. IRS는 이를 각 계좌와 연도에 배분했는데, 계좌별 벌금은 해당 잔액의 약 14% 수준이었다. 법정 상한인 50%보다 낮았지만, 8개 연도에 걸쳐 40건이 넘는 신고 누락과 12개가 넘는 해외계좌가 관련된 점을 고려하면 헌법상 과도한 벌금이 아니라고 법원은 판단했다.

버지니아·메릴랜드에서는 직접 적용되는 최신 판례

IRS가 승소한 이 사건의 판결은 2026년 9월에 나온 매우 최신 판례로서 상당한 설득력을 가진다. 제4연방항소법원에 속하는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의 연방 법원에서는 직접적인 구속력을 갖는 상급법원 판례다. 워싱턴 DC에서는 직접적인 구속력은 없지만, 같은 연방법을 해석한 최신 항소법원 판례로서 참고될 가능성이 크다. IRS가 앞으로 고의적인 FBAR 사건을 심사하면서 이 판결의 사실관계와 논리를 적극적으로 인용할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IRS는 과거 FBAR 제출 여부, Form 1040의 해외계좌 질문, 전문가에게 공개한 자료, 법인 명의와 실질적 통제관계, 자진신고 전후의 행동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다.

해외계좌 문제는 조용히 덮어둔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계좌의 명의, 실제 통제권, 연도별 최고잔액, 누락된 신고와 그 사유를 먼저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세무 전문가와 함께 적절한 자진신고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해외 계좌를 지금 확인하는 것은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 아니다.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외면하여, 훗날 감당하기 어려운 부스럼으로 키우지 않는 일이다.

 

 

Sammy Kim 변호사는 워싱턴 D.C. 와 버지니아주에서 활동하는 세금 전문 변호사입니다. 개인, 자영업자, 그리고 중소기업들이 IRS 나 주정부와의 세금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6 년부터는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주간 세금 이야기를 꾸준히 연재하며, 복잡하고 어려운 세금 문제를 쉽게 풀어주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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