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비게이션 회사 Garmin 해킹 사건과 세금 문제

2020년 7월 23일 오후, 내비게이션 분야 선두 거대 기업인 가민 (GARMIN)의 서버가 랜섬웨어에 감염되어 모든 서비스가 정지되는 사건이 일어났었다. 이 회사가 얼마나 대단한 회사냐 하면, 차량용 내비게이션 뿐만 아니라 군사용부터 선박용, 항공용 그리고 골프 스윙 센서와 자전거 컴퓨터 같은 스포츠용, 사냥개 목줄에 이르기까지 그냥 GPS를 사용하는 기기는 다 취급하는 회사라고 보면 된다. 스마트시계 분야 제품들은 사실 경쟁 제품인 아이와치와 핏빗과 비교해 조금 안습이지만, 자전거 컴퓨터 엣지는 사이클 라이더들에겐 거의 필수품 수준으로 여겨지며 내비게이션 기능과 함께 속도계, 경로 기록, 심박수 측정 등 타 회사 속도계를 쓰다가 결국 종착점이 가민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기승전 가민이라는 말이 있다고 할 정도라고 한다.

 

이 거대 회사를 해킹 타겟으로 삼은 조직은 러시아 사이버 범죄조직 Evil Corp으로 밝혀졌다. 이 조직을 이끄는 33살의 전문 해커 Maksim Yakubets는 2009년부터 모스크바의 한 카페의 지하에서 열댓명의 해커들을 고용해 러시아를 제외한 세계 각국 43나라의 주요 회사를 타겟으로 컴퓨터 바이러스를 이용한 사이버 범죄를 저지르고 이를 멈추는 댓가로 돈을 뜯어내는 행위를 해왔다. 미국 FBI는 이 조직을 이끄는 Maksim 이라는 남자의 목에 5백만 달러를 걸었다. 소위 배드가이의 전형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그는 본인만을 위해 맞춤형으로 제작한 슈퍼카 램보기니를 타고 자동차 넘버를 러시아어로 “도둑”이라고 새기고 다니며 반려동물로는 호랑이와 사자 새끼들을 키우는 것을 자랑하기도 한다. 러시아 경찰들을 우롱하며 슈퍼카로 경찰 주위를 시끄럽게 뱅글뱅글 도넛형으로 운전하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올리기도 한다.

 

랜섬웨어를 이용한 이번 가민사의 감염은 가민 시스템 전체에 걸친 광범위한 공격이라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가민사의 항전장비 웹서비스도 다운되었고 아시아 일부 지역의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다. 해커들은 암호화된 회사 서버 정보와 고객 파일들을 복구하려면, 1천만 달러를 지불할 것을 요구했으며, 자사 콜센터 및 채팅 상담까지 모든 서비스가 중단된 기간이 일주일을 육박해가자 결국 가민 측은 사태 수습을 위해 이 돈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과 세금 문제는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가민사가 해커들에게 지불한 1천만 달러의 지출은 사업경비로 공제할 수 있는 아이템인가라는 문제이다. 비즈니스의 사활과 지속을 위한 지출이었으므로 돈을 지출한 회계연도에 대한 경비공제가 가능한 것일까. 예를 들어, 회사가 보통 소송에 휘말렸을 때 법률 상담과 소송 진행에 지출한 변호사 비용은 사업경비 공제로 취급할 수 있다. 그러나 IRS에서는 뇌물이나 불법적 지출은 불법행위를 조장하는 행위임으로 해당 기업의 사업경비로 공제할 수 없다며 공제 불가 의견을 낸 적이 많지만, 조세법원까지 간 사건들을 보면 해당 기업이 불법행위를 직접 했을 때만 사업경비 공제가 불가능하다는 판례들이 있다. 가민사도 이 판례를 바탕으로 2020년 세금보고 시 1천만 달러를 경비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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