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한국에서 과외선생으로 파트타임 일을 할때 학생들에게 가장 먼저 시킨 것은 문제집을 사고 난 후 뒤에 있는 정답지를 찢어서 제출하게 하는 것이다. 숙제를 하다가 모르는 문제에 직면하면 첫장으로 돌아가서 기초 개념을 다시 공부하면서 고민을 하는 과정 속에서 실력이 향상되는 것인데, 뒷장에 정답지가 있으면 그 유혹에 못이겨 쉽게 정답을 확인하게 되고, 그렇게 푼 문제는 결국 자기 실력이 아니게 된다. 고민하고 고민하는 과정속에서 무엇인가를 얻게 되는 것이지, 손가락으로 쉽게 몇장 휙 돌려서 “아하!”하고 답을 확인하면 그때 뿐이고 다시 그 문제를 접하면 또 풀지 못한다.
건스테드 카이로프랙터로 풀타임 일을 하고 있는 지금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과거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생각난다. 몸에 문제가 생긴 원인을 이해하고 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 의사가 해야 할 일과 본인 스스로 해야 할 일을 구분하여 병에서 낫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과 어떻게 해서든지 빨리 아픈게 없어지기 만을 바라는 사람이 있다.
몸이 아프게 된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병을 고칠 때는 그 원인을 이해하고 단순히 통증과 같은 증상을 없애려고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잃어버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노력하면 병은 저절로 없어지게 되어 있다. 건강한 사람은 불의의 사고가 아닌 이상 병에 걸릴 이유가 없다. 어디가 아프거나 몸에 이상이 생겼단 것은 분명히 어딘가에 문제 원인이 있다는 것인데 단순히 약을 복용하면서 불편한 증상만을 없애겠다는 것은 문제에 직면했을때 뒷장의 정답지를 찾아서 답을 확인하는 것과 같다. 답을 알고 나면 마치 그 문제를 이해한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 처럼 약을 먹고 증상을 제거한 사람은 다시 그 병에 걸릴 확률이 높고 그 과정 속에서 건강은 점점 더 악화되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병에 걸리게 된다.
결국은 살면서 건강을 나의 삶 속에서 우선순위 몇 위에 올려 놓느냐가 중요한데 바쁜 삶에 지쳐서 살다보면 건강은 결국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건강을 돌 볼 새도 없이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지만 결국 건강을 잃으면 쌓아놓은 명예는 무너지고, 부는 다 병원비로 나가게 된다. 이런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건강을 우선순위 3위권 안에 언제나 올려두고 꾸준히 관리를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운동을 조금 더하고 잠을 조금 더자서,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할 시간을 뺐겨서 돈을 좀 더 못벌거나 성적이 떨어져도 인생이라는 약 100년의 여정을 생각하면 이는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바로 눈앞의 결과에만 주목하면 이는 언제 무너질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다.
만약 내가 약이나 주사를 통해서 증상을 다스리고 있거나 수술로 증상 부위만 도려낼 계획을 하고 있다면 꼭 생각해 봐야한다. 병의 원인이 무엇이고 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해서 내가 지금 무슨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지금은 약의 기운으로 혹은 수술로 증상을 조절하거나 일시적으로 없앨 수는 있지만 병의 원인을 없애기 위해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면 병은 몸 속에서 점점 더 힘을 키우면서 내 몸을 덮칠 기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