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을 먹기 좋은 때가 있을까?
날이 더워지며 땀을 많이 흘리다 보면, 평소보다 입맛도 없어지면서 덩달아 체력이 같이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이럴 때 아무래도 보약에 대한 문의가 느는데, 많은 분들이 체력이 떨어지는 지금 보약을 먹는게 좋을지 아니면 조금 기다렸다 날이 선선해지면 먹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궁금해하신다. 그래서 왜 힘은 지금 드는데 보약은 드시려 하시는가 하고 되물으면, 더울 때 먹는 보약은 땀으로 다 빠져나가 별 효과가 없더라는 이야기를 들어 고민이라 신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 몸이 한약을 가장 필요로 할 때는 가장 체력이 저하되어 있는 그 순간이지, 날씨도 선선하고 기분도 좋아 체력도 좋을 때가 아니다.
보약에 대한 잘못된 속설들…
어떤 이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보약을 먹으면 머리가 나빠지니 지금은 먹이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하고, 또 누구는 더운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약 기운이 다 빠져나가 별 효과를 못 보니 찬 바람이 드는 가을까지 기다렸다 먹이는게 좋다고도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원래 보약은 나이가 든 노인이나 출산 후의 여자들처럼 몸이 눈에 띄게 안 좋아진 경우에나 먹이는 것 이라고도 한다. 그러지만 엄밀히 말해 이러한 이야기들은 대부분 한의학적인 근거가 희박하거나 본 의미가 상당히 와전되어 버린 결과이다.
보약이란 우리 몸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치료법
일단 ‘보약’의 원 의미를 살펴보자. 우선 보약이라는 글자를 살펴보면 ‘보(補)’라는 글자는 옷 의(衣)에 클 보(甫)를 짝 지어서 만들어낸 글자이다. 이는 낡아진 천을 다시 깁는다는 뜻으로 애초에 보약(補藥)이란 옷의 낡아 헐어진 부분을 기워 막아 늘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처럼, 우리의 몸의 부족하거나 약해진 부분을 손 봐주어 몸이 늘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기 위한 약이라는 것이다. 그러니 보약을 먹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특별이 일년 중 어떤 때, 인생의 어떤 시기라는 식으로 일괄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의 어떤 부분이 약해져서 그로 인해 전체적인 건강상태가 악화되는 시작하는 그때가 바로 보약을 먹기에 좋은 적기이다.
보약에 대한 속설들의 진짜 의미는…
위의 이야기 들 중 너무 어린 시기에는 보약을 안 먹는 것이라는 속설은, 보통 노인들에 비해 어린이들은 기력이 좋고 활력도 넘치니 굳이 보약보다는 다른 치료가 더 필요한 경우가 만다는 것을 강조하던 것이 와전된 것이고, 보약을 여름에 먹으면 땀으로 다 약 기운이 빠져나간다는 이야기는 여름이나 겨울은 덥고 추운 날씨에 적응하는 과정에 우리 몸이 쇠약해지기 쉬운 시기이라 그 전에 미리 몸을 보강해 놓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표현이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겠다. 마치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울다가 웃으면 엉덩이에 털 난다’는 표현이 문자 그대로의 뜻을 의미하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보약은 내 몸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을 때 바로 먹는 것
그러니 보약을 먹을 때 특별히 효과가 더 좋은 시기나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더 나아가 보약을 먹어야 할 때를 선택하는 기준은 특정한 계절이나 나이 같은 ‘시기’가 아니라 환자 본인의 ‘건강 상태’가 되어야 한다. 내 몸의 건강 상태에 이상이 있을 때가 바로 보약을 복용해야 하는 가장 ‘적기’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