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회에서 성직을 행하기 위한 권능과 은총을 주는 성사(聖事)로 사제 서품을 받은 젊은 영국인 신부가 첫 번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어느 성당으로 발령받았다. 백옥같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머금은 젊은 신부는 주임 신부를 도와 신자들과 교류하며 첫 사제직을 수행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억수같이 소나기가 쏟아지는데 젊은 남자 신자가 달려와 “신부님, 병자가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오시어 성사를 주십시오.”라고 청하였다. 젊은 신부는 급히 주임 신부의 허락을 받고 그 청년의 차에 탔다. 그렇게 한참을 달렸을 때 청년이 도로 한쪽에 차를 세우더니 별안간 젊은 신부의 가슴을 더듬기 시작하였다. 젊은 신부는 너무 놀라고 당황하여 “왜 그러느냐?”라고 저항했지만, 청년은 신부의 저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부의 몸을 더듬으며 신부의 목에 자신의 입술을 대고 있을 때, 경찰이 손으로 유리창을 막고 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리하여 결국 둘은 경찰서로 가게 되었고, 경찰은 신부가 동성 연애자라고 판단하여 그 이튿날 지역 신문에 신부와 청년의 행위를 기사화하였다.
신부는 자신이 당한 이야기를 주임 신부에게 이야기하였고 주임 신부는 젊은 신부가 동성 연애자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지만, 문제는 신자들이었다. 젊은 신부가 미사 때 꼭 해야 할 영성체를 들고 있었지만, 아무도 젊은 사제 앞에 나가 영성체를 받는 신자는 없었다. 젊은 사제를 쳐다보는 신자들의 눈초리는 차갑기만 했다. 그래도 젊은 사제는 포기하지 않고 매일 같이 영성체를 들고 자신에게 와 영성체를 받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신자는 오직 주인 신부 앞에 줄을 서 있었다. 그렇게 몇 주의 날이 흐른 어느 날, 어린 소녀 하나가 주임 신부의 자리를 떠나 젊은 사제 앞에 두 손을 모으며 손을 내밀었다. 신부는 그녀의 손 위에 “주님의 몸입니다.”라며 영성체를 건네는 순간 젊은 사제의 눈에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것을 본 다른 사람이 하나둘씩 젊은 사제 앞에 나와 영성체를 받아 모시고 들어갔다. 무엇이 잘못되었을까? 청년과 신부가 한 행위를 본 경찰은 신부의 말을 믿지 않았기에 그 일을 언론에 보도자료로 내주었고, 그 기사를 본 사람은 역시 신부를 믿지 않았기에 신부에게 차가운 눈길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나 젊은 사제를 믿은 주임 신부와 어린 소녀가 있었기에 젊은 신부는 감사함에 뜨거운 눈물을 흘린 이 이야기는 지어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 가슴을 아프게 하였다.
어느 남자가 찾아왔다. 그는 자신의 아내도 잘 아는 여자가 근처에 사는 데 혼자 사는 그녀는 도움이 필요할 때면 늘 그를 찾는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자주 그 여자의 집에 가게 되었고 가끔 술도 한잔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술이 과했는지 그만 그녀의 집 소파에서 깜빡 잠이 들었다. 새벽에 눈을 뜬 그가 너무 놀라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을 때, 아내의 차가운 눈총을 받아야 했다. “정말 저와 그 여자는 아무 일도 없었어요. 어떻게 그렇게 깜빡 잠이 들었는지, 나~참, 하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아내가 믿어 주지 않아요.”라고 하였다. 남편이 혼자 사는 여자 집에 자주 간다는 것도 그렇지만, 함께 술까지 마신다면 어떤 생각을 먼저 하게 될까? 게다가 잠까지 자고 새벽에 귀가한 남편을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아야 할까?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거기까지만 해야 한다. 술을 마시는 일도 없어야 했고, 더구나 실수라 할 지라고 잠을 자고 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남편 있는 여자라면 이해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는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나는 그에게 “만일, 아내가 혼자 사는 남자 집에 가서 술 마시고 잠자고 왔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여자하고 남자하고는 다르지요.”라고 말하는 그에게 “뭐가 다른데요? 다르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설명할 수 있으세요?”라고 묻자 그는 대답하지 못했다. 경찰은 젊은 신부와 청년이 하는 행위를 보았기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남자는 아예 술까지 마시고 잠을 자고 온 것은 해명할 도리가 없었다. “무조건 아내에게 잘못했다고 하고 그것은 본인의 실수였다고 하세요. 그러나 정말 이상한 짓은 절대 하지 않았으니 믿어 달라고 하세요.”라고 하자, 그가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라고 하였다. 진실은 마음속에 있는 것, 정말 하느님 보기에 부끄럽지 않은 행동을 하지 않았다면 그렇게 애쓰며 굳이 변명까지 하면서 나의 진실을 알아 달라고 말할 필요는 없다. 그가 정말 부끄럼 없이 떳떳하다면 굳이 여기까지 찾아와 아내의 불만을 해결할 방법을 찾지는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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