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의 통증

62세의 남성 환자 M씨는 십년 이상을 앓아오던 발목의 통증을 주소로 필자를 방문했다. 오래전에 일하다가 발목을 다쳤는데 그 후로 계속 아팠다고 했다. 그래서 무슨 치료를 받으셨는지 물었더니 물리치료도 받고, 한의원에서 침도 맞았는데 큰 효과가 없다고 하셨다. 발목을 진찰해보았더니 문제가 예상외로 심각했다. 보통 처음 발목을 다치게 되면 한 관절이나 한 인대를 주로 다치는데 이 분은 하도 오래된 병이라 그런지 발목을 빙 둘러서 골고루 다 아프다고 하셨다.

 

 

발목에는 관절이 여러개가 있다. 왜냐하면 하퇴부위의 경골과 비골을 빼고도 발목을 구성하는 7개의 뼈가 있는데 발가락에 도달하기 전에 이 발목위의 2개의 뼈와 발목 바로 아래의 7개의 뼈가 복잡하게 관절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발목의 뼈들은 수많은 인대로 복잡하게 얽혀서 고정되어 있고, 인대 바깥으로는 근육과 힘줄이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발목을 다친 환자가 오면 의사는 도대체 발목의 어느 부분이 손상이 온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냥 ‘발목 염좌’ 정도의 진단은 의사가 아닌 아무라도 내릴 수 있지만 통증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필자의 경우는 매우 세심한 진단이 이루어져야 주사를 하든, 물리치료를 처방하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먹는 약을 처방하는 것은 아주 정확한 진단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가능하기 때문에 때로는 진단이 100% 정확하지 않다 하더라도 치료를 일단 시작할 수 있다.
발목 통증의 진단은 환자의 호소와 진찰이 가장 우선이고 그 다음이 자기공명 영상촬영(MRI)과 같은 방사선학적 검사법이다. 왜냐하면 아무리 자기공명 영상촬영에 명백히 나온 병이라 하더라도 실제로 환자의 통증은 다른 곳에서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M씨는 진찰 후에 종골-경골 관절염과 삼각인대 손상, 전방 종경골 인대손상, 장단비골근 염좌라는 복잡한 진단을 받게 되었고, 결국 나중에 자기공명 영상촬영으로 같은 병이 확진이 되었다.
아쉽게도 발목은 걸을 때 항상 써야 하는 관계로 쉰다는 것이 사실 불가능하기 때문에 주사와 약물 치료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통증이 전부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반 정도는 없어졌다고 해서 그 정도로 만족할 수 밖에 없었지만 만약 이 분이 처음 다쳤을때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았다.
어쨌거나 발목 통증은 매우 치료하기가 어려운데 치료는 가능한한 일찍 이루어져야 하고, 가능한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정확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