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옛날에 어느 마을에 관광산업이 많이 침체되어서 마을 사람들이 모두 경제적으로 부채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외지에서 손님이 호텔에 투숙하려고 찾아왔다. 그 손님은 $100을 호텔주인에게 지불하고 방으로 올라갔다. 호텔주인은 신이나서 그 $100을 정육점에 가져갔다. 그리고 정육점 주인에게 빚진 $100을 갚았다. 정육점 주인은 신이나서 $100을 다시 마을의사에게 갚았다. 마을 의사는 다시 그 $100을 단골 술집의 주인여인에게 갚았다. 그 주인 여인은 다시 그 $100을 호텔주인에게 가져가서 밀린 외상을 갚았다. 그 돈이 호텔주인의 프런트에 올려 있는 동안, 처음 투숙하려던 손님이 방이 마음에 안들어서 다시 그 돈을 집어들고 떠났다. 결국 $100은 마을을 한바퀴 돌고 사라진 것이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빚고민이 없어졌다.
우화의 주인공들이 모두 행복한 결과를 얻을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마을 사람들이 욕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만일 정육점 주인이 $100을 받고 자신의 빚을 갚으려 하지 않았다면, 마을 사람들의 반은 아직도 빚에 시름하고 있을 것이다. 거시적으로 경제를 볼때 돈(자본)은 항상 돌게 되어있다. 마치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돈은 이윤창출이 보장되는 곳으로 모이게 된다. 그리고 물이 한곳에서 흐르지 않으면 썩듯이, 돈도 흐르지 않으면 썩게 된다.
최근 미국의 거래국가에 대한 관세부과는 이런 관점에서 상당히 우려되는 현상이다. 만일 정육점 주인이 자신의 $100을 손에 쥐고, 의사에게 빚진 $100을 안 갚았다거나, $50만 갚았다면, 마을에는 아직도 빚의 고민이 존재했을 것이다. 내 돈 $100의 가치가, 너의 $100보다 더 높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유시장의 균열은 시작된다. 고대 로마가 1000년 동안 번성한 이유나, 몽고가 동서를 연결한 실크로드를 완성한 이유도, 자유무역의 번성을 위해서 였다. 무역규제나 쇄국정책으로 번성한 나라제국은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국적에 관계없이 자신들에게 이득인 선택을 한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이, 아무리 펌프로 물을 끌어 올려도, 다시 내려 올수 밖에는 없는 것이다.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Harley Davidson 오토바이 회사가, 오늘 유럽의 보복관세에 의해서 유럽으로 생산공장을 옮긴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서 Harley Davidson은 미국내 직원감원과 공장폐쇄를 결정했다. 결국 물 흐름을 막으려던 트럼프 행정부에, 둑이 옆으로 세어 나간 것이다.
돈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냥 안 보일 뿐이다. 흐름을 막으면 그 많은 자본이 현재 누군가의 금고에서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직 ‘이윤창출’의 장소를 찾지 못해서 기다리는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다 행복해질수도 있지만, 혹시라도 불경기가 길어질 것을 대비해서 정육점 아저씨가 $100을 금고에 넣어 두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