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화탕의 올바른 복용법과 시기

최근 몇 주 사이는 날씨가 참으로 오락가락했다. 일주일 내내 비가 오는가 싶더니, 또 몇일 내내 무더위 때문에 정신을 못 차리다가, 다시 기온이 확 떨어지기도 하고… 지구 온난화가 정말 문제는 문제이구나 하고 실감을 할 수 있는 날씨라고나 할까…

 

 

우리의 몸은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적응하는데 생각보다 많은 기력과 체력을 소모한다.
문제는 이렇게 기온이 오락가락 하면 우리 몸도 덩달아 힘들어 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몸은 항상성이라는 특징이 있어 체온이나 땀의 정도 같은 생리적인 특징을 꾸준한 상태로 늘 유지하여 체력을 보존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렇게 환경의 변화가 급격할 때 우리의 신체는 이에 맞춰 몸 상태를 계속해서 조절하는 과정에서 예정보다 훨씬 많은 체력을 소모하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떨어진 체력은 곧 면역력의 저하로 연결되어 감기와 같은 질환에 취약하게 되어 버린다.

 

 

감기에 걸릴 것 같을 때, 감기에서 회복되어 가는 때 모두 도움이 되는 처방이 있을까?
사실 우리 몸은 아예 날씨가 계속해서 극단적으로 춥거나 더운 상태로 유지될 때 오히려 수월하게 적응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몇 주 사이에 때 아닌 감기와 기침으로 인해 한의원 문을 두드리는 환자들이 늘어났다. 그리고 이럴 때 쌍화탕은 참 좋은 처방이 된다. 쌍화탕의 처방 구성 자체가 감기에 잘 걸리는 체질이라 예방을 원하는 경우와, 이미 감기에 걸려 빠른 회복을 원하는 경우 모두 두루 도움이 되게끔 되어 있다.
일단, 쌍화탕의 이름을 살펴보면 둘 쌍(雙)과 조화로울 화(和)자가 들어가는데, 이는 쌍화탕의 목표가 우리 몸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 되는 음과 양, 기와 혈을 서로 조화롭게 해주는 처방이라는 뜻이다. 즉 몸의 기운과 피를 함께 보강해 줌으로 육체적인 피로감을 해소하면서 야윈 몸의 상태를 회복시키는 데에 쌍화탕의 주 치료 효능이 집중되는데, 이런 효능은 감기에 유난히 잘 걸리는 몸 상태(허약체질)를 개선하는 것과, 감기로 인해 허약해진 몸의 회복력을 끌어올리는 데 모두 도움이 된다.

 

 

한방 감기약으로 가장 유명하지만, 사실 쌍화탕이 감기약은 아니다
물론 쌍화탕의 이러한 효능을 꼭 감기에만 적용할 것은 아니고, 다른 병으로 인한 장기간의 투병생활로 체력이 떨어지거나, 단순 과로로 인해 생긴 근육통, 기력의 저하를 해소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쌍화탕을 먹으면 나타나는 체온이 올라가며 몸이 따뜻해지는 즉각적인 변화가 감기를 앓을 때 나타나는 주 증상중의 하나인 오한에 유난히 효과적이었기에 겨울에 쌍화탕을 자주 복용해왔을 뿐이고, 그러한 관습으로 인해 쌍화탕이 한방 감기약의 대명사처럼 알려진 것 뿐이다.
그렇지만 한의원에서 모든 감기에 쌍화탕 처방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이유로 인해 감기가 초기에 잡히지 않고 중기나 말기로 넘어가게 되면, 개인의 체질과 환경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띠게 되면서 쌍화탕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열이 나고 입이 마르는 등의 열성 증상을 보이는 감기에 쌍화탕을 쓰게 되면 증상이 더 악화될 수도 있고, 기침을 심하게 하고 코가 막히는 등의 주 호흡기 계통의 증상을 보이는 감기에는 쌍화탕 보다는 패독산이나 소청룡탕 계통의 약이 훨씬 더 효능이 빠르고 좋다.

 

 

보약처럼 섭취할 수 있는 쌍화탕
그러니 사실상 쌍화탕의 올바른 복용 시기는 심한 감기로 고생하고 있을 때 보다는, 오히려 감기에 걸릴 것 같은 상태의 감기 초기, 혹은 빠른 회복이 필요한 감기의 말기가 적기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단골 중 유난히 감기에 잘 걸리는 이들은 감기가 걸린 후에 내원하기 보다는, 차라리 쌍화탕을 미리 한 두제씩 지어 상비약처럼 집에 구비해 놓았다가, 과로로 인해 몸이 피곤하거나 추위로 인해 몸이 으슬으슬해질 때마다 미리 예방 차원에서 보약처럼 복용하기도 하는데, 실로 적절한 쌍화탕의 복용법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