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세 남자 K씨는 아버지를 따라서 함께 필자를 방문했다. 언젠가인지는 모르지만 어려서부터 허리가 계속 아팠다는 것이다. 문진을 통해서 알아본 결과 대략 15세를 넘어서면서 허리 통증이 생겼는데 특별히 더 아프지도 덜 아프지도 않았는데 요즘 조금 더 아픈 것 같았고 부모님 생각에 젊은 애가 왜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며 데려온 것이었다.
진찰을 해보니 역시나 요추와 천추를 연결하는 부분이 양쪽다 압통이 있었고 허리가 아파서 허리를 구부리고 펴는데 약간 지장이 있었다. 통상 50대 이상의 어른이 같은 증상으로 오면 허리 관절염이라고 진단을 내리겠지만, 이 경우는 나이가 너무 어린지라 그렇게 단정해서는 안되는 경우였다. 필자도 내심 어느 정도 진단의 확신은 있었지만 그래도 확인을 해야 하겠기에 엑스레이를 처방하고 1주 후에 다시 방문하라고 했다. 1주일 후에 엑스레이를 찍고 나서 내려진 진단은 이 글의 제목에도 있듯이 ‘척추 분리증’이었다. 척추 분리증은 선천적으로 혹은 후천적으로 허리를 구성하는 요추 뼈의 일부가 결손이 되면서 척추의 몸체가 뒤의 꼬리 부분과 분리되는 질환이다. 주로 남성에 많고 흑인보다는 백인에 많으며, 황인종에도 생기기는 하지만 그리 많은 것은 아닌 것 같다.
필자의 환자처럼 별로 이유가 없이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는 선천적인 경우이고,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요통이 생기는 경우 선천적인 결함에 후천적인 충격이 더해서 생기기도 한다.
이 질환의 문제는 한참 활동을 해야 할 젊은 나이에 발병해서 요통을 가지고 평생을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주는 것이다. 치료는 대개 물리치료적 운동이 근간이 되는데 대부분의 환자들은 물리치료로 증상의 호전을 경험하나 완전히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고 수술까지 가는 경우도 드물지만 있다. 약은 소염제, 진통제, 근육이완제가 쓰이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허리가 아프다고 다 디스크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비록 젊은 사람이라도 허리가 아플 수 있다는 것, 척추 분리증과 같은 질환은 운동이 주가 된 물리치료가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장기적인 치료 성공이 근간이 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