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체스를 배우는 사람들은 당장 이길 수 있는 눈 앞의 수에만 집중한다. 반대로 체스를 잘 두는 고수들의 공통점은 눈 앞의 이득 보다는 몇수 앞을 미리보고 게임을 진행하는 것이다. ‘내가 이렇게 움직이면, 상대가 이렇게 움직이겠지, 그러면 이렇게 하고… 그러면… ‘계속되는 생각에 한수 한수 두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사람들이 인생도 체스를 두는 방식과 거의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들은 당장 눈 앞의 이득에 흥분하고 올인한다. 이들의 공통점은 세간에서 비트코인이 유행하면, 당장 비크코인에 달려들려고하고, 남북대화가 물고를 튼다고 하면, 어디 땅을 사야 대박인지를 알아본다. 그러나 비트코인의 폭락이 보여주듯이, 눈앞의 이익은 누구에게나 보이는 유혹으로 본 모습을 나타내곤한다. 반대로 소위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눈 앞의 이득이 인생의 긴 행로에 어떤 의미가 될 것인지를 생각하고 행동한다. 갑자기 나타나서 확실히 대박날 아이템이라고, 너에게만 말해주는 거라고, 좋은 예까지 설명하면서 약간 상기된 모습으로, 지금이 아니면 다시 기회는 오지 않는다고 설명을 하는 사람들은 인생의 사기꾼이라고 할 수 있을것 같다. 대부분 이런 조언을 따르면 실패할 확율이 아주 높다. 고수들은 말하지 않고, 같이 의논하지도 않고, 오히려 사람들이 어떻게 성공했냐고 물어보면, “운이 좋았다”고 미소 짓는 사람들이다.
10여년전에 평소 조금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서 갑자기 전화가 왔다. 커뮤니티 비지니스 실세들이 콜링카드에 투자를 했는데, 투자자중에 한명이 갑자기 빠지게 되어서 자리가 하나 비었다는 것이었다. 이 빈 자리에 특별히 나를 초청해주는 것이다. 그러니 3시간내에 5만불만 투자하면된다. 이건 완전대박 기회다…. 물론 나는 이 기회를 정중히 거절했고, 그 사람과도 연락이 끊겼다. 나에게는 비교적 소박한 철학이 있는데… 그건 “Why Me?” 이다. 상식적으로, 이성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경우는 피하는 편이다. 나는 커뮤니티 실세도 아니고, 재력가도 아닌데… 나를 이 투자모임에 넣어준다는 것이 이성적으로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는 행동전에 깊은 고찰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비지니스의 결정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연결된다. 머리속에서 떠오르는대로 말하는 사람들은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상대방이 어떤 기분일까? 내가 이렇게 행동하면 상대방이 어떤 느낌일까? 이런 배려가 없이 나오는대로 하는 말은 대부분 상대에게 상처를 준다. 인생의 하수들이 하는 낮은 수이다. 내가 상대에 대해 말하면 “조언”이고, 상대가 나에 대해서 말하면 “건방진 놈”인 것이다. 인생의 고수들은 조언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조언을 부탁한다. 그래도 정중히 거절하는 편이다.
2003-2008년에 한인사회에 주택투자 붐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눈앞의 이득에 투자를 했고… 2009년 부터 숏세일을 하고 있다. 이제 숏세일이 끝나고는 파산신고로 부채를 막았다고 한다.
그분들에게 묻고 싶다. “혹시 그때 주변에서 아는 분이 주택투자를 유혹하지 않으셨나요? 이번 아니면 안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