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가슴이 아픈 것은 흉통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흔히 가슴이라고 부르는 흉부에는 심장과 폐와 같은 잘못되면 건강에 치명적인 장기가 들어 있기 때문에 흉통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되는 중요한 증상이다. 그런데 가끔 별로 치명적이지 않은 이유로 흉통이 생기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오늘 필자가 이야기하려고 하는 티에체(Tietze’s syndrome) 증후군이다. 한국말이 아니다보니 티에츠 증후군이란 말 자체가 매우 낯선데 사실 미국 사람들 조차도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는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병이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 병은 꽤 흔해서 근골격계 원인 흉통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보다 더 많은 것 같은데 어쨌거나 협심증이나 늑막염, 식도염과 같은 다른 흉통의 원인이 되는 질환이 너무 중요하다보니 약간 저평가된 질환이 아닌가 싶다. 여담인데 티에체라는 병의 이름은 1921년에 처음으로 이 병에 대해서 기술한 독일인 외과의사 닥터 티에체의 이름에서 온 것이다.
39세의 N씨는 얼마전 갑자기 생긴 흉통을 주소로 필자를 방문했다. 이미 심장에 대해서 검사를 다 받아보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했는데 자기는 꾀병도 아닌데 사람들이 다 정상이라거나 신경성이라고 해서 화가 난다는 것이다. 솔직히 본인이 생각해도 무리한 것도 없고 다친 것도 없어서 아무리 생각해도 아플 이유가 없다는데 하여간 아픈 것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고 있었다. 진찰해보니 아픈 부위는 우측 늑골의 중앙부로서 흔히 심장으로 인해서 아플 수 있는 부위의 반대편이었다. 다행히 이 환자는 당뇨나 고혈압, 고지혈증 등의 심장 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건강한 사람이었고 결정적으로 진찰시에 가슴에 아픈 부분이 있었다. 필자는 이 환자를 위에서 말한 티에체 증후군이라고 진단하고 소염제 경구 복용및 부신피질호르몬 주사 치료를 국소적으로 시행했다. 필자가 운이 좋았는지 타이밍이 맞았든지 주사 후 통증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해서 2주후에 방문시에는 통증이 거의 낫게 되었다.
만약 이와 비슷한 병이 40세 이후에 발병하는 늑연골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병으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은데 치료는 비슷하다. 어쨌거나 티에체 증후군같은 질환은 결코 치명적이지 않은 안전한 질환이지만 혹시 흉통이 온다면 반드시 주치의와 빨리 먼저 상의해서 심장내과와 같은 곳에 가야 하는지 확인을 한 후에 그런 질환이 아니라고 진단이 되면 필자와 같은 의사를 찾아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