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먹고 살려고 그러니?

1974년 잭 보글(Jack Bogle)은 자신이 CEO로 있던 투자회사에서 해임되었다. 자신이 주도했던 합병인수의 실패로 그 자리에서 물러서야 했던 것이다. 그가 새로 시작한 직장은 밴가드(Vanguard)라는 작은 투자회사였다. 아무도 그가 이곳에서 세계최대 투자자 워렌버핏이 추대하는 “일반시민들의 투자영웅”으로 변할지는 몰랐다. 1975년 그는 주가지수펀드 (Index Fund) 를 만든다. 인덱스펀드를 알기전에 우리는 당시의 투자시장에 대해 잠시 알아 볼 필요가 있다.

 

 

투자회사들은 액티브 투자 (Active Investment)을 이용해서 돈을 벌고 있었다. 주식이라는 것은 누군가가 사면, 누군가가 팔아야 하고, 누군가가 이익을 올리면, 다른 하나는 손해를 보게 되어있다. 많은 거래를 하다보면, 결국 돈을 버는 사람은 투자자도 매각자도 아닌, 가운데서 수수료를 부과하는 중개인이다. 이 액티브 투자는 이런 이유로 계속 사고 파는 액티브한 투자를 지향한다. 그리고 이익을 올릴 수 없으면 펀드를 패쇄하고 새 펀드를 설립하기도 한다. 이 액티브 투자의 평균 수수료는 투자액의 2%에 달한다. 이렇게 해서 월스트리트의 많은 회사들이 돈을 벌고 있었다. 그런데 잭 보글이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영웅은 재앙, 위기에서만 만들어지듯이, 개인에서 위인으로 바뀌는 조건은 재난위기라고 믿는다. 성웅 이순신도 임진왜란이라는 재앙이 있어서 영웅이 되었듯이, 잭 보글에게는 CEO에서의 해고라는 위기에서 새로운 길을 볼 수 있었다고 믿는다. 그는 주식 하나 하나에 의존하는 액티브 투자와는 달리 주식시장의 지수에 맡기는 인덱스펀드를 만든다. 인덱스펀드는 주식시장의 지수에 의존하므로, 지속적으로 사고 팔 필요가 없고, 관리가 최소화하고, 운영도 간편하다. 이는 1974년 발표된 노벨상 경재학자 폴 세믈엔손의 “액티브 투자의 허상”이라는 철학에 준한 방식이었다. 폴 세믈엔손은 “주식 하나씩 선별해서 투자에 성공할거라는 허상”에 대한 현실을 각식 시켜주었다.

 

 

인데스펀드의 수익률은 액티브 투자와 비교도 되지 않는 성공률을 보였다. 1975년경에 뮤추얼 펀드가 400여개 있었는데, 그중 340여개가 투자실패로 패쇄되었다. 그리고 지난 20여년 동안, 단 2개의 뮤추얼 펀드만이 인덱스펀드를 능가하는 수익률을 보였다. 설령 운이 너무 좋아서 0.5%의 선택을 했어도 액티브 투자에는 문제가 있다. 수수료이다. 2% 수수료인 액티브 투자와는 달리, 인데스펀드는 평균 0.04%를 부과한다. 만불을 투자했을 경우, 7%라는 같은 수익률을 50년 지속하면, 액티브투자는 10만불로 늘어나고 인덱스펀드는 32만불로 불어난다. 그렇다면, 위험부담률 낮고, 수익성 높고, 투명성이 보장되는 인덱스펀드가 대중에 받아들여지기까지 왜 시간이 걸렸는가는 인간의 심리학에 답이 있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대박난다”에 베팅을 하기 때문이다. 당시 많은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이 잭 보글을 비아냥 거리면서 “뭐 먹고 살려고 그래?”라고 충고했다. 오늘날 인덱스펀드는 약4조 달러 투자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다보니, 조금씩 허상이 보였다. 그 허상에 대한 해결책으로 현재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중이다. 많은 소비자들에게 낯설고 익숙하지 않아서, 프로그램 자체의 존재를 모른다. 그러나 사용한 소비자들은 시스템의 간편, 투명, 수익성에 놀란다. 요즘은 다른 에이전트로부터 종종 전화를 받는다. 자신들의 손님이 의뢰했다던데, 정말 리베이트를 그렇게 주느냐?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 손님이 많냐? 그리고 끝으로 항상 “그럼 뭐 먹고 살아요?” 였다. 잭 보글은 그토록 큰 펀드를 만들어서 운영하지만 억만장자가 아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그를 가난한 투자인으로 통한다. 나 또한 억만장자를 꿈꾼적이 없다. 최고의 부동산 파워로 기억되길 바라지도 않고, 이런 인지도로 어떤 감투를 쓰고 싶다고 생각한적은 더더욱 없다. 더구나 잭 보글의 인덱스펀드와는 달리, 내가 관리할 수 있는 손님은 한정되어 있다. 하루가 24시간이기에, 내가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손님은 아무리 많아도 한손안에 들어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억만장자는 커녕 백만장자도 힘들다. 그래서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최고의 와인을 마시면서 최고급 스테이크를 추구하지 않는다면… 먹고 사는데는 문제가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