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엔 무조건 정로환 이라는 공식은 위험하다

너무 잦은 배변 활동으로 인해 일상 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이 의학적 기준에서의 설사병이다
소화과정이 끝난 후 몸 밖으로 노폐물이 밀려나가는 과정이 너무 급격하거나 잦은 횟수로 일어나는 현상을 설사라고 한다. 하루 3회까지는 보통 정상적인 배변활동의 범주에 넣지만, 임상적으로 삼는 치료의 기준은 배변 활동의 횟수 그 자체보다는, 변이 너무 물러 변의를 참을 수가 없거나, 설사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으로 정상적인 음식섭취가 조심스러워 진다던지 하는 식의 불편함이 우선이 된다. 즉, 너무 잦은 배변 활동으로 인해 일상정인 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이는 횟수와는 상관 없이 설사로 인식하고 치료를 해야 한다.

 

 

설사엔 무조건‘정로환’이라는 공식은 위험하다.
많은 이들이 배탈이 나거나 해서 설사가 날 때 종종 사용하는 생약 제제인 ‘정로환’은 사실 지사제가 아니다. 정로환은 기본적으로 항균작용이 강한 생약제와 화학적 살균제를 섞어 만든 약으로 배속의 세균을 죽이기 위해 사용하는 약이다. 즉 상한 음식이나 세균에 감염된 음식을 섭취하게 되어 생기는 세균성 배탈에는 효과가 좋을 수 있겠지만, 그 외의 다른 이유로 인해 생긴 설사에는 전혀 효과를 볼 수 없는 약인 것이다. 즉 설사의 원인도 모른채 무작정 정로환으로만 설사를 치료하려 하다가는 치료의 시기를 놓쳐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너무 잦은 설사는 그 증상 이면에 다른 병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사실 세계적으로 1년에 약 10억명 이상의 사람이 한 차례 이상의 급성 설사를 경험한다고 하는 통계가 나와있을 만큼, 설사란 매우 흔한 질병이다. 또 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특별한 관리 없이 저절로 나아지며, 우리나라나 미국같이 위생시설이 잘 갖추어진 환경에서는 왠만해서 성인이 설사로 인한 응급 상황을 겪게 되는 일이 없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설사가 생길 때 그냥 견디곤 한다. 물론, 건강에 대한 지나친 염려증으로 설사 한번, 변비 한번을 가지고 유난을 떨거나 병원 검사를 받으러 다닐 필요까지는 없지만, 만약 설사나 변비가 너무 잦다면 그 이면에 숨겨져 있을 다른 질병의 가능성에 대해 한번쯤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구토, 발열, 복통을 동반하는 갑작스런 설사 증상은 대부분 세균감염으로 인해 일어난다.
일단 의학적인 기준에서 설사의 지속 기간이 2주 가량인 경우는 급성설사, 4주를 넘어가는 설사를 경우를 만성 설사로 구분한다. 이렇게 기간을 기준으로 나누는 이유는 설사의 원인에 따라 병적 증상의 지속기간이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살면서 겪게 되는 설사의 대부분은 급성 설사의 범주에 들어가는데, 이 급성설사의 절대 다수(90%이상)는 세균 감염에 의해 일어난다. 또 급성설사의 대부분이 구토, 발열, 복통을 동반하므로 일단 갑작스런 설사증상과 함께 이와 같은 증상이 동반된다면 세균 감염과 연관이 있지 않은가를 생각래 보는 것이 좋다. 세균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으로는 상한 음식의 복용이 가장 크지만, 면역관련 약물 복약으로 인해 면역력이 약화되어 있는 상황, 혹은 역설적으로 다른 세균 감염병을 치료하기 위해 항생제를 복용함으로서 장내 세균이 감소된 틈을 타 세균 감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응급상황으로 진행될 수 있는 급성 설사의 증상.
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저절로 회복되기에 특별한 진단이나 치료가 필요치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드물게 응급질환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급성 설사도 있으며 이 경우에는 반드시 검사가 필요하다. 만약 설사를 시작 하자마자 급격하게 탈수 증상이 나타나거나, 발열이 38.5도 이상인 경우, 여럿이 집단으로 동시에 발병한 경우, 48시간 이상 호전증상 없이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 50세 이상에서 심한 복통을 동반하는 경우, 70세 이상의 노인이거나 면역 억제 치료중인 환자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경우는 응급실에서 빠른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응급치료를 요하지 않는 종류의 급성 설사에 대한 바른 대처법
일반적인 급성 설사의 치료 원칙은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며, 경우에 따라 세균을 죽이기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기도 하고, 잘 알려진 ‘정로환’으로도 좋은 치료 효과를 볼 수 있다. 즉, 세균을 죽이면서 충분한 수분의 섭취를 통해 탈수를 막아 체력을 온존하며 설사를 통해 몸 안의 세균을 모두 배출하면 대부분의 세균성 급성 설사는 저절로 호전된다.

 

 

설사 때 하게 되면 위험한 행동들
간혹, 환자가 화장실에 가는 것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물을 잘 마시려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탈수를 일으킬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또 세균 감염으로 인한 급성 설상에 임의로 지사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세균과 독소가 몸에서 배출되지 않아 증상을 크게 악화시키기도 한다. 또 4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설사는 대부분 세균과는 관계가 없어, 이 때에는 살균제나 항생제가 전혀 도움이 되질 않는다.
물론, 만성 설사 중에도 복통이나 발열등의 염증양상을 보이는 염증성 설사가 있지만, 증상이 비슷하다 해도 원인이 세균으로 인한게 아니므로 항생제나 살균제만으로는 치료가 되질 않는다. 또 대부분의 만성 설사는 그 이면에 숨겨진 다른 원인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음으로 꼭 자세한 점검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한데, 이 경우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잡아주는 한의학적인 치료가 현대의학적인 치료방법보다 치료에 걸리는 시간이나 예후에 있어 더 유리한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