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몸이 다 아픈 것은 무슨 병일까? (2)

필자가 버지니아에서 개업한 이후로 보았던 상당수의 한국사람들은 병이 낫는 것도 아닌데 진통제를 왜 먹느냐면서 그냥 참고만다고 약을 드시지 않았다. 혹은 내성이 생길까봐 무서워서 못 드신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여담인데 미주의 한인들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환자들이 전반적으로 약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오히려 약을 너무 좋아해서 탈인 경우도 여럿 보았는데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버지니아의 한인들은 유독 진통제를 포함한 약 자체에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었다. 이런 문화는 의사의 권유가 있을 경우 별다른 선입견을 가지지 않고 약을 복용하는 주류 미국인들의 문화와도 다른 좀 독특한 면이다. 어쨌거나 미주의 한인들은 한국의 한국사람이나 미국의 미국인들과는 다른 그들만의 문화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다. 그러나 한국의 한국인들 처럼 약을 너무 좋아하는 것도 문제고, 미국의 미국인들처럼 너무 무비판적으로 약을 복용하다가 문제가 된 경우를 많이 경험한 필자로서는 미주 한인들의 이런 문화를 환영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약을 복용하지도 않고 병이 낫지 않는다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필자가 통증성 질환에 진통제 사용을 찬성하는 이유에 대해서 잠깐 설명하려고 한다. 통증성 질환에서 진통제가 필요한 이유는 진통제를 복용하고라도 정상적인 일상생활이나 일에 가능한 한 빨리 복귀하는 것이 통증을 이유로 일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쇼핑도 못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환자 자신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그렇고 병의 진행을 막는다는 의미에서도 일과 운동은 매우 중요한데 진통제를 복용하지 않고 대신 쉬는 것으로 대신 하는 경우는 병의 악화가 더 될 수 있으므로 좋은 태도가 아니다. 그래서 진통제는 그 자체로 병을 낫게 하는 효과는 없으나 적절히 사용하면 운동을 가능하게 하여 매우 좋은 질병 회복의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쉰다는 것은 감기나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이나 심한 운동으로 조직의 손상이 온 염좌와 같은 경우에는 매우 좋은 치료 수단이지만 특별히 무리해서 온 병이 아닌 경우에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급성 요통과 같은 경우에는 예전에는 길게는 2주 이상 침상 안정을 권유하는 경우까지 있었지만 의학이 발달하면 할 수록 침상 안정보다는 하루 이틀만 짧게 쉬고 그 후로는 아파도 참고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 현재 의학계의 정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