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관절 문제로 환자와 상담하다 보면 옛날보다 키가 줄었다고하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다. 그럼 거울로 비춰 봤을때는 등이나 허리가 심하게 굽은 것도 아닌데 왜 키가 줄어드는 것일까?
성인의 뼈 갯수는 평균 206개이다. 이렇게 뼈의 수가 많은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은 관절을 움직이면서 생활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매일 같은 반복된 동작만을 하거나 좁은 공간안에서 제한된 움직임으로 일을 하며 살기 때문에 관절이 퇴화하고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이중에서도 제일 무리를 받는 뼈가 바로 척추이다. 일반적으로 무거운 것을 들어야 허리를 포함한 척추가 무리를 받는다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움직이지 않고 장시간 가만히 앉아있거나 서있는 것이 척추에 더욱 무리를 준다. 그 이유는 우리가 움직이면 몸무게가 척추를 누르는 부위가 분산되면서 척추와 주변의 근육이 쉴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데, 한 자세로 가만히 있으면 한 부위가 집중적으로 눌리면서 척추관절과 근육이 쉽게 피로해지기 때문이다.
그 결과 눌리는 척추관절이 몸무게에 의해서 조금씩 틀어지기 시작하고 근육은 이를 지탱하기 위해서 뻣뻣하게 짧아지면서 굳기 시작한다. 그러면 척추의 정상적인 S자 모양이 변형되면서 허리나, 등, 목이 곧은 일자로 바뀌게 된다. 이런 경우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척추가 틀어지는지 아닌지를 눈으로 확인하기는 불가능하다. 심지어 평상시에 자세에 관심이 많아서 자세를 곧게 유지하려는 사람들도 바른 자세에 대해서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자기 자신은 바르게 앉거나 서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확인해보면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가 S 자 모양에서 변형이 생기면서 곧아지기 시작하면 키가 조금씩 줄기 시작한다. 이러한 문제는 앉거나 서서, 혹은 반복적으로 허리나 목을 피곤하게 사용하는 일을 하고 근육이 약해지는 30대 초반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즘은 유아때부터 잘못된 자세로 앉거나 전자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자기가 원래 클 수 있는 것만큼 크지 못하는 청소년이 흔하다. 이런 청소년의 척추를 검사해보면 척추가 옆에서 보았을때 S 자 모양이 변형되어 곧아지고, 옆으로 조금씩 휘는 것을 볼 수 있다.
척추가 S자 모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스프링처럼 몸무게를 자연스럽게 흡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척추가 곧아지기 시작하면 관절이 눌리고 관절 사이에 디스크가 손상되며 얇아지고 근육이 딱딱하게 굳으면서 지치기 시작한다. 이러한 상태가 만성적으로 유지되면 척추가 주저앉기 시작되는데 이를 압박골절이라고 한다. 큰 충격에 의한 사고에 의해서 뼈가 부러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몸무게에 눌려서 뼈가 조금씩 부러지므로 특별히 심한 통증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증상 없이 암이 몸속에서 퍼지는 것과 같이 평상시에는 모르고 살다가, 정기 검진이나 혹은 어디가 아파서 x-ray 사진을 찍었다고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뼈가 몸무게에 눌려서 부러진 경우엔 다시 회복이 않되기 때문에 결국 미리 관심을 갖고 척추와 자세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키가 주는 것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를 떠나서 디스크가 손상되고, 관절과 근육에 염증이 생기고, 더 나아가 뼈가 부러지는 것을 보여주는 증상중의 하나이다. 특히 이런 과정중에서 근육이 척추를 보호하기 위해 딱딱하게 굳어가면서 기초 대사랑이 줄어들고 혈관과 신경을 누르기 시작하면 만성 질환인 당뇨나 고혈압, 소화계통 질환, 신경 질환 등의 원인이 되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여 올바른 자세를 배우고 어떻게 척추를 관리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고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