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니스의 90%는 사람의 삶을 공유하는데서 시작한다. 비지니스는 수학문제가 아니어서 처음부터 문제를 풀려고 파고 들면, 그 각박함에 상대가 도망가고 만다. 성공적인 비지니스를 성취하려면 90%의 삶의 공유와 10%의 비지니스 문제해결 능력을 겸비해야 한다. 그런데 그토록 중요한 삶의 공유에 관해서는 그 어떤 트레이닝도 개발 프로그램도 없다. 서점의 모든 비지니스 성공 트레이닝 서적들은 10%에 해당하는 문제해결 기술에만 집중하고 있다. 아마 이런 이유에서 성공적인 비지니스맨들이 그 많은 서적들의 독자들 보다 적은것 같다.
삶은 공유는 동질감의 구축이다. ‘나도 당신과 같은 관심, 취미, 배경등을 갖고 있습니다.’라는 일종의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다. 성공한 세일즈 매니저들이 고객의 사무실을 방문하면 절대로 비지니스 안건을 먼저 말하지 않는다. 우선 사무실을 살펴보고 무엇이 진열되어 있는지를 분석한다. 골프채, 골프공, 골프 트로피들이 있으면 ‘이 고객은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라고 스스로 공표하는 것을 알수 있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핸디가 얼마냐, 혹시 A골프장 가보았느냐, 요즘 아무개 선수가 너무 스럼프 아니냐등, 고객이 경계를 풀고 다가올수 있게 대화를 풀어간다. 모든사람들은 자신이 관심이 있는것에 대해서 말하고 듣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부드러워진 분위기에 비지니스의 문제해결을 제시하는 것이다. 비지니스의 대화가 끝나면 다시 곧 골프로 이야기를 마무리 한다.
삶의 공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어야 한다. 가식으로 상대에게 삶의 공유에 다가간다면 곧 그 허상이 들어나서, 돌이킬수 없는 불신을 얻게된다. 이는 그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하기를 바란다면, 가정 먼저 해야하는 일은 그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과 같다. ‘한번 유혹해 볼까’하는 마음으로 접근한다면 상대가 그 의도에 더 더욱 실망을 느껴, 혐오로 발전할수 있기 때문이다.
벌써 20년전의 일이다. 북동부 최대 제지공장 생산담당 이사 폴이 당시 우리회사 마케팅 책임자 존과 일행을 자신의 집에 초대 했었다. 존은 고객 폴이 자신의 집에 저녁 초대를 했다는 사실에 흥분해 있었다. 미국 비지니스에서는 개인의 집에 저녁을 초대하는 일은 아주 드문일이고, 마음을 열고 개인적으로도 친해지고 싶다는 메세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존은 너무 준비가 되지않은 상태로 폴의 초대에 응해서 결국 우리회사는 다시 그 업체에 발을 들여 놓을수 없게 되었다. 폴은 와인 애호가여서, 존이 오자마자 자신의 지하 와인셀러를 보여주고 몇병의 자신의 소장 와인으로 저녁을 시작했다. 존은 와인에 대해서 모르지만, 혹시라도 비지니스에 해가 되지 않으려고 계속 마셨다. 분위기가 오르자 입가심으로 스카치 위스키로 마무리를 했는데, 존은 고객 폴에게 돌이킬수 없는 실수를 하고 말았다. 너무 취한 존은 화장실을 간다고 하는것이 그만 폴의 차 앞에서 실례를 한것이다. 인사불성인 존을 끌고 같이 갔던 일행은 고개를 들수 없는 챙피함으로 그날을 마무리했다. 얼마후 폴은 우리의 경쟁업체 중역들을 초대했는데, 그업체 중역들은 이미 폴이 와인 애호가임을 파악하고, 회사내 직원중에서 ‘와인 애호가’를 차출해서 같이 갔다고 한다. 물론 그 생산업체의 모든 화학약품 납품은 경쟁업체로 넘어갔다.
존의 에피소드를 듣고 나는 그날부터 와인을 공부했다. 혹시라도 나에게 ‘폴의 초대’같은 기회가 오면 ‘삶의 공유’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제는 나 스스로도 와인은 조금 즐길 줄아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
Michael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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