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유정(17)은 그간 자신을 따라 다니던 ‘아역’ 꼬리표를 훌훌 털어버렸다. 2016년 하반기를 강타한 KBS 2TV 월화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당당히 성인 연기자 반열에 올랐다.
지난 18일 ‘구르미 그린 달빛’ 마지막 촬영을 마친 뒤 팬사인회, 필리핀 세부 포상휴가, 그리고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제작발표회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김유정을 3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인기는 가히 압도적이기까지 했지만 김유정은 “촬영 중에는 인기를 실감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드라마 종영 후 팬사인회에 많은 분들이 모여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다. 그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와주실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필리핀 세부는 드라마가 방영 중이라서 그런지 현지분들의 반응이 굉장히 좋았다”고 밝히며 여전히 뜨거운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2배 상승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7회에는 마의 시청률 20%를 돌파했다. 종영 직전인 17회에는 23.3%라는 시청률을 내놓으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김유정을 비롯한 ‘구르미 그린 달빛’ 관계자들은 누구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그는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즐겁게 촬영했기 때문에 좋은 시청률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팬들께서 기다려주시고 좋아해주시는 마음이 현장으로 전해져 현장 분위기가 좋았고, 그 결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드라마를 사랑해준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유정이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맡은 역할은 남장여자 홍삼놈(홍라온) 역으로 예상치 못한 일로 만나게 된 왕세자 이영(박보검 분), 김윤성(진영 분), 김병연(곽동연 분)과 궁중에서 여러 사건들을 마주하며 사랑과 우정을 키워나간다.
앞서 MBC ‘커피프린스 1호점’의 남장여자 역할인 고은찬(윤은혜 분)을 참고했다고 밝힌 바 있는 김유정은 홍라온을 연기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바로 ‘앳된 소년’의 모습이라고 밝히며 “남자 흉내가 아니라 앳된 소년의 모습을 연기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의 고은찬도 홍라온과 마찬가지로 남자들에게 둘러싸여서 귀여움을 받는다.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참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명의 인기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구르미 그린 달빛’이 어떤 결말을 그려낼지 역시 시청자들의 최고 관심사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 마지막회에서 영의정 김헌(천호진 분)과 손자 김윤성이 죽음을 맞이했고 세자빈 조하윤(채수빈 분)이 세자빈의 신분을 내려놓고 출궁했다. 그간의 죄가 사면된 홍라온과 이영은 다시 만나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됐다.
김유정은 “현장에서도 ‘어떤 결말일까’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재밌는 얘기도 하고 말도 안 되는 얘기도 했다. 작가님이 그리는 엔딩은 어떤 엔딩일까 정말 궁금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작가님이 마지막엔 삼놈이의 발랄한 모습이 보여졌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마음에 짊어지기에는 무겁고 슬픈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게 가능할까 의아했다. 그런데 막상 꽃밭에 서니 너무 행복했다”고 결말에 대해 만족해했다.
극중 홍라온은 세 남자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실제 김유정이 홍라온의 입장이라면 누굴 선택했을지 묻자 “정말 많이 받은 질문인데 너무 어려운 질문”이라며 거듭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누구 한 사람을 꼽기가 어렵다. 세 사람 다 너무 멋있게 나온다. 각자 매력이 뚜렷하기 때문에”라고 고민을 거듭한 뒤 해맑게 웃으며 “모르겠다”는 답변을 내놨다.
김유정은 인터뷰 내내 “평생 연기로 아무리 보답을 해도 모자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다”며 드라마와 자신을 응원해준 팬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했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발전하겠다는 배우 김유정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훌륭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좋은 사람 배우.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훌륭한 배우는 존경받고 존중받는 배우인데, 그렇지만 저 자신도 누군가를 존중하고 존경할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죠. 좋은 사람 배우가 되도록 열심히 노력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