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된 체포영장이 있으면 한국으로 갈 수 없나요?

Q: 14년 전 타주에서 가정 폭력으로 체포되었습니다. 그때 폐렴이 심해져, 폐결핵으로 보건소에서 약을 먹고 있었기에, 재판에 출석을 못하고 지금은 bench warrant 란 죄명이 붙었습니다. 저는 영주권자고 지금은 소셜 연금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몸이 안 좋아 이젠 한국으로 돌아가 살려고 하는데, 공항에서 출국 금지가 돼있을 것 같아 걱정입니다.

 

A: 천망회회( 天網恢恢) 란 말이 있습니다. 하늘의 그물은 크고 성긴 듯하지만 빠져나갈 수는 없다는 말입니다. 죄를 지은 사람이 당장은 그 자리를 벗어날 수 있지만, 결국은 자기 죄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는 말이지요. 우리 모두 시간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저마다 저지른 죄에 대한 죗값을 치르게 돼있습니다. 질문하신 분도, 답을 하는 저도 하늘의 그물을 벗어날 순 없지요.

 

14년 전에 저지른 죄 때문에 질문하신 분도 그동안 고통을 많이 받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관계도 정확히 모르면서 죄를 졌다고 단정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도 있겠으나, 잘못이 없었다면 재판에 출석 못할 이유는 없었다고 보입니다. 벤치영장 (bench warrant) 은 법원에 출석해야 할 사람이 출석하지 않으면 발부됩니다. “벤치영장”이 죄명은 아닙니다. 질문하신 분께 해당하는 죄명은 아마 가정폭력일 테고, 벤치영장은 체포해 오라는 체포영장입니다. “가정폭력”은 초범인 경우 대체로 경범죄에 해당합니다. 만약 재차 가정폭력이 있었다면 중범죄로 분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질문하신 분이 사건이 일어난 곳에서 다른 주로 이주해간 이유 중 하나는 벤치영장을 피하기 위해서였으리라 생각됩니다.

 

미국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사람을 관리하는 사무처는 CBP 라고 합니다. CBP 전산시스템엔 체포영장에 관한 정보가 들어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중범죄, 그리고 보석 중에 도주한 사람들에 관해선 체포영장 내용이 잘 관리됩니다. 하지만, 경범죄, 벤치영장 등에 관해선 그렇지 못합니다. 결론적으로 질문하신 분의 경우 출국은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나, 미국 재입국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십 년이면 산천도 변한다고 합니다. 나이 들어 한국에 간다고 해도, 질문하신 분이 생각하는 그런 고향이 아니요, 그런 고국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절대로 안돌아 온다며 떠날 순 없는 상황입니다. 가능하면 출국 전에 자수해서 영장을 취하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건투를 빕니다.

 

문의 703-333-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