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과 건강 : 멈춰서면 건강해진다.

100세 시대에 건강에 대한 고민은 더 이상 사치가 아니다
많은 현대인들의 공통으로 지닌 관심사는 단연 ‘건강’일 것이다. 이미 한국은 고령화 시대를 지나 초고령화 시대를 향해 가고 있어, 이제 곧 100세 시대가 온다고도 하니… 예전보다 수배는 길어진 노년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이 이제는 막연하게 ‘건강하면 좋겠다’의 인식을 넘어서 현대인 모두의 눈앞에 닥친 ‘현실적인 고민’이 되어버린 것이다.

 

너무나도 많은 건강법 속에서 길을 잃다
하지만 이 건강해지는 법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이 너무나도 서로와 다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건강한 몸을 위해 특정한 음식이나 영양제를 꼭 챙겨먹으라 하고, 또 어떤 이들은 특정한 운동을 열심히 하라고 한다. 이렇게 하루에도 미디어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정보들을 접하다 보면, 우리는 건강해지기 위해 참으로 먹어야 할 음식도 많고 해야 할 운동도 많구나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더 좋은 것을 먹고, 더 좋은 것을 가지면 우리는 더 건강해질까
심지어는 전문가들 사이에도 서로 상반되는 주장을 할 때가 있어 ‘어디에 장단을 맞줄지’도 고민이 되고, 또 좋다는 것들이 너무 많아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 라는 부담도 든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무래도 요즘은 여유가 되는 한 최대한 몸에 좋은 것을 ‘더’ 먹고, ‘더’ 많은 운동을 하는 식으로 ‘점점 더해는 건강법’이 유행하고 있다. 하지만 한의학적인 관점에서는 이렇게 무엇인가를 자꾸만 더해가기만 하는 ‘건강법’은 사실, 그닥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방법들을 따라 계속 더해만 가다 보면 아차 하는 순간 이 모든 것들이 지나치게 되면서 되려 우리의 건강을 헤치는 독이 되는 순간이 오기 때문이다.

 

좋은 것도 지나치면 병이 된다 : 과유불급
한의학에서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를 건강하다고 정의하며 균형이 깨져 어느 한쪽이 부족하거나 넘치게 되는 상태를 ‘병’이라 한다. 그리고 부족함에서 그 원인을 찾은 병은 ‘허증’이라 하였고, 넘침이 원인이 되면 ‘실증’이라 구분하였다. 예전에는 많은 이들이 충분히 먹지 못하고 제대로 된 운동도 못하다 보니 여러가지 ‘허증’으로 한의원을 찾았다면, 최근에는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요소들을 넘치게 받아들이다 탈이 나는 ‘실증’으로 한의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는 좋은 것도 지나치면 당연히 병이 된다는 점을 많은 이들이 간과하기 때문이다.

 

멈추는 건강법이 필요한 시대
기력이 허하다 했더니 한국에서 아들이 보내준 수삼을 매일 두뿌리씩 드시다가 혈압이 높아지고 기관지에서 자꾸 피가 나는 바람에 내원하셨던 할어버님, 건강해지기 위해 걷는것이 최고라는 했더니 한달도 채 지나지 않아 조깅으로 인한 심각한 무릎 염증을 가지고 내원한 여학생, 또 떨어지는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가며 매일 체육관에서 땀을 흘리기 시작한지 두달만에 잦은 코피와 견딜 수 없는 두통으로 내원해야 했던 20대의 남학생 등 … 결국 무엇인가를 ‘더해가는 방법’으로 건강을 유지하려던 이들이 오히려 건강을 잃게 되는 것을 보면,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은 오히려 ‘멈추는 건강법’이 아닌가 싶다.
요즘은 열심히 일하는 것, 열심히 운동하는 것, 또 좋은 음식을 잘 먹는 것 같은 ‘더하는’ 행위들은 바람직하고 좋은 것으로 여기고, 휴식을 취하거나 굶는 것 같은 ‘멈추는’ 행위는 마치 게으름의 상징처럼 여기는 풍조가 있는 듯 하다. 이러한 사회 풍조는 건강을 위해서라면 우리 몸에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보충해 주어야 할 것만 같은 초조함을 일으킨다. 그 결과, 많은 이들이 각종 보양식과 한웅쿰씩의 보충체를 매일같이 섭취하여 혹시라도 부족할지 모르는 그 무엇인가를 보충하려 한다.

 

운동을 하면 할 수록 오히려 병이 나는 이유
하지만 우리 몸은 처음부터 그런 ‘더해가는 방법’만으로는 건강해질 수 없도록 설계 되어 있다. 운동과 같은 노동과 긴장을 통해 교감 신경이 항진되면 근육으로 향하는 혈류량이 높아지면서 근육의 효율은 높아지지만, 반대로 내장으로 향하는 혈류량은 줄어들어 각종 생명기능을 주관하는 내장의 효율은 오히려 떨어진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될 떄 결국 내장은 제 역할을 수행할 수가 없게 되는데, 이로 인해 소화불량(위장), 두근거림(심장), 불면(간,심장), 오줌소태(방광,신장) 같은 각종 질병이 유발된다. 물론 이럴때 해당 장기가 필요로 하는 특정 영양소와 기운을 보약이나 음식물을 통해 일시적으로 보충해 줄 수도 있고 근육으로 향하는 혈류량을 내장으로 돌리는 침법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그보다 근본적이고 쉬운 치료법이라면 역시 운동을 ‘멈추고’ 잠시 쉬는 것이다.

 

멈춰서면 건강해진다
부교감 신경을 항진시켜 각종 생체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교감 신경을 자극시키는 긴장을 풀고 노동을 ‘멈추면’ 된다. 그렇게 ‘휴식’을 통해 부교감 신경이 항진되면 내장으로 향하는 혈류량이 늘면서 각종 내장장애가 치유되기 시작한다. 깨어있는 동안 음식을 섭취하며 복부에 축적된 지방은 수면중 몸의 다른 부분으로 골고루 이동하며 복부비만을 없애주고, 깨어 있는 다쳤던 조직의 회복 또한 대부분 수면중에 일어난다. 이처럼 우리 몸은 더한 만큼 덜어내고, 움직인 만큼 멈춰서야만 건강해지게끔 되어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러한 원리를 예전부터 ‘음양의 균형’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하였는데, 이는 바쁜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더욱 중요한 삶의 원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