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입장에서 경험하는 임플란트 치료

최근에 저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항상 치과의사의 입장에서 환자분들의 치료에 대해서 칼럼을 써 왔었는데, 반대로 환자 입장에서 직접 겪어볼 수 있는 일이 생겼습니다. 이제 그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몇주간 글을 써보려 합니다. 제가 직접 생생하게 경험한 일이니 만큼,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사월 경이었습니다. 식사를 하던중 뭔가를 씹었는데 갑자기 찌릿 하는 통증이 오른쪽 위 작은 어금니 자리에 느껴졌습니다. 직감적으로 치아에 금이 갔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곧이어 통증은 없어졌고 속으로 제발 무사히 지나가라고 빌었습니다. 많은 환자분들도 아마 똑같이 행동하실 것입니다. 지금와서 생각하면 이때 치과에 갔더라면 치아를 살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통증은 다시 오지 않았고 그렇게 한 이주 정도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갑자기 극심한 통증이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나 아파 입을 다물지도 못했고, 차가운 얼음물을 입에 머금으면 통증이 조금 줄어들었습니다. 그때서야 아 진작 치료를 받을 걸 하고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것이지요. 진통제를 먹고 통증을 참으며 다음날 까지 기다려서 치과에 갔습니다. 사실 아내가 치과의사이기에 다른 환자들보다 치과에 가기가 더 쉬운데도 왜 그렇게 미뤘는지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사진을 찍고 치아를 검사해 보니 치아에 금이 간 것이 확실했습니다. 예전 칼럼에서 설명드린 적이 있지만 이런 경우에는 두가지 치료 방법 밖에 없습니다. 치아가 금간 것이 신경까지만 들어갔으면 신경치료후 크라운을 씌워 주는 방법이 있고, 만일 금이 너무 많이 가서 뿌리 부분까지 부서졌다면 뽑고 임플란트를 해야 합니다.

 

 

저의 경우 금간 것이 신경을 넘어서 뿌리 밑에까지 깨졌기 때문에 발치를 해야 했습니다. 윗턱 오른쪽의 작은 어금니인데, 썩어서 치료를 했거나 잇몸 문제도 없었기 때문에 너무나 아까웠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경우 그대로 놓아두면 주변 잇몸뼈 조직만 상하게 만들기에 어쩔 수 없이 바로 치아를 뽑게 되었습니다. 치과에서 하는 국소마취가 좋은 점도 많지만 직접해보니 많이 불편했습니다. 일단 통증이 싹 없어지고 발치중에도 아무 느낌이 없으니 좋았지만 마취가 깨어날 때까지 기분나쁜 느낌이 있더군요. 하지만 발치전에 있던 심한 통증이 순식간에 없어지니 마취제에 절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발치 후에 그 시원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통증도 싹 없어지고 아무는 기간동안에도 별로 불편한 점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치아가 빠진후 임플란트를 하지않고 그냥 지내시는 환자분들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작은 어금니 하나가 빠지니까 처음에는 음식물 씹기가 불편하더니, 곧 적응이 되어서 치아가 없다는 것을 못 느낄 정도로 사용하는데 지장을 못 느꼇습니다. 다만 빈자리에 자꾸 음식물이 끼거나 옆에 치아들이 조금씩 그자리로 움직인다는 것이 꺼림칙하게 생각되었습니다.

 

 

이제 빨리 임플란트를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5개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더이상 미룰 수는 없고 친구 치과 의사하고 임플란트를 하기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하나만 심는 것이고 어금니 부위도 아닌 작은 어금니 부위는 임플란트 시술중 가장 쉽다고 보기 때문에 별 문제는 없어 보였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다음 시간에는 이어서 임플란트 수술을 받는 과정과 이후에 대해서 얘기해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