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 이어서 제 자신의 임플란트 치료 경험을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오른쪽 위 작은 어금니에 금이가서 발치를 하게 되었고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발치후에 시간이 오개월이상이 지나게 된 것까지 말씀 드렸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그 이후 실제 임플란트 식립 과정에 대하여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제 경우에는 발치 후 바로 임플란트 식립도 가능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작은 어금니의 경우 특별히 염증이 심하거나 뼈가 많이 상하지 않았을 때는 발치후 바로 식립하는 것이 예후도 좋고 시간도 많이 절약 됩니다. 그러나 저의 치아를 발치할때 임플란트 식립경험이 없는 치과의사가 했기 때문에 바로 식립을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기왕 이렇게 된 바에 완전히 잇몸뼈가 아문 후에 식립하려고 치료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임플란트 치료를 자꾸 미루게 되고 시간이 점점 지나니 치아가 빠진 부위가 불편한 것이 무디어 지고, 치아가 없는 것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가끔 환자분들이 치아가 빠진 상태에서 몇년씩 시간을 보내시고 전혀 불편하지 않다고 말씀하시던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덧 6개월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옆의 치아들이 움직여서 점점 치료가 복잡해 지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막상 그 상황이 오기까지 잊어버리고 지내게 되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그 쪽 부위 어금니에 음식물이 유난히 많이 끼는 것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속으로 아 치아가 움직이기 시작했구나 하고 확인해보니 발치한 치아의 바로 뒤의 치아가 발치한 공간으로 조금 기울어진 것입니다.
이제는 정말 빨리 임플란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바로 약속을 잡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임플란트 식립을 하는 당일이 되었습니다. 윗턱의 작은 어금니 부위는 임플란트 하기가 어렵지 않은 부위입니다. 잇몸뼈도 충분하고 시술전 찍은 엑스레이에서도 별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수술도 순조로왔고 아무 이상없이 시술을 마쳤습니다. 시술 후에도 통증도 별로 없었고 아주 편하게 회복기간을 시작했습니다. 저도 임플란트 시술을 많이 했고, 임플란트의 성공율 자체가 매우 높기 때문에 아무런 걱정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약 4주가 지나고 임플란트 시술부위에 이상한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많이 아픈 것은 아닌데 그 부위를 건드리면 기분나쁜 느낌이 왔습니다. 임플란트 시술의 특징이 임플란트 식립후 처음 며칠이 지나고 회복기에는 절대로 통증이 없어야 합니다. 매번 임플란트 시술후 환자분들께 혹시라도 회복기간에 아프시면 바로 연락주시라고 알려드리는데 제가 바로 그런 경우에 걸릴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바로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식립된 임플란트 주위로 뼈가 녹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습니다. 교과서적인 임플란트 식립 실패였습니다. 이런 경우 다른 치료방법은 없고 식립된 임플란트를 바로 발치해야 합니다. 임플란트 실패 확율이 거의 1 퍼센트도 안되는데 제가 실패하고 보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물론 실패할 수 있고 이런 경우 다시 식립하면 별 문제가 없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왜 실패했을까요? 제가 이제까지 근 10년이상 임플란트를 식립하면서 임플란트가 실패한 확율은 0.8퍼센트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당뇨병이 있으셨던 분들과 담배를 많이 태우시는 분들을 빼면 정말로 실패 확율이 낮은 치과치료인데 저 같은 경우 그런 지병도 없고 비교적 건강한 편인데도 실패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마 아무도 모를 것입니다. 이렇게 아무 이유도 없이 실패한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임플란트가 식립되어서 자리잡기까지 어느정도 시간이 걸립니다. 그 기간동안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식립된 임플란트 주위에서는 많은 생물학적인 반응이 일어납니다. 그 과정에서 무엇인가 어긋나면 임플란트 식립은 실패 할 수 있습니다. 임플란트가 실패할 확율은 있지만 그것을 가능한 한 최소로 줄이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목표입니다. 그래도 실패할 수 있는 것이 임플란트 식립이라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서 다시 한번 배우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다시 식립하는 임플란트는 아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한번 실패하고 다시 두번째 실패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까요. 다시 임플란트를 식립하고 치료가 끝나면 후속 칼럼을 한번 더 쓸 계획입니다. 저로서도 환자분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경험 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