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야생의 대자연 알라스카를 걷는다. 1 메킨리를 품은 데날리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

로키를 떠나 날것 그대로의 자연을 맛보고자 홀로 야생의 나라 알래스카로 날아왔습니다. 앵커리지 공항에 내리니 로비에서든 입구에서든 알래스카에서 쉽게 볼수있는 야생동물상들이 세워져 있어 더욱 실감나게 하는데 을시년스런 일기에 스산한 바람이 옷깃을 날리고 구름이 낮게 깔려있습니다. 늦가을의 느낌이 싸하게 느껴지며 시야에 가득 차는 앵커리지를 병풍처럼 싸고있는 날카로운 산들. 그 아래로는 황금빛으로 물들은 나뭇잎새들이 마지막 가을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우선 랜트카 센터로 달려가 애마를 선택하는데 도시를 지날 때면 호텔을 이용하겠지만 캠핑을 주로할 계획이라 이 때 엄청 추우면 차안에서도 잠을 잘수 있게 뒷 의자를 눞이면 177cm의 내 키에 불편함이 없이 쭈욱 뻣을 수 있는 긴 SUV를 골랐습니다. 비 포장도로도 내달려야 하는데 4륜 구동 짚차는 알래스카를 유랑하는데 필수 조건이 아니겠습니까? 앞으로 열흘간의 여정을 위해 REI(등산 및 캠핑용품 전문 매장)에 들러 버너 연료 챙기고 Walmart에서 식자재와 필수품 마지막으로 술가게 방문하여 내가 사랑하는 별 맥주(Stella Altois) 한짝 실었습니다. 한식 재료는 로키에서 너무 남아 그대로 가져왔고 또한 원산지의 소주도 있으니 준비 완료. 네시간 거리에 있는 알라스카 최고의 국립공원 데날리로 향합니다.

알래스카 주는 북아메리카 대륙의 북서부 끝자락에 캐나다를 건너 뛴 미국의 역외주로 어원은  “Alyeshka, 섬이 아닌 땅”인데 미국의 51개주 중에서 면적이 가장 큽니다. 원주민은 전체인구의 7분의 1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많이 잔존하고 있어 그들의 문화와 풍습이 생활 속에 베어있는데 주의 상징으로 여기며 자부심을 가지고 사나봅니다. 1741년 베링 해협이라는 아시아와 미주 사이의 북해 이름을 탄생시킨 덴마크의 탐험가 비투스 조나센 베링이 이 곳을 발견한 후 러시아 제국의 영토로 편입 되었다가 불모의 인간이 살수 없는 황무지라고 여긴 1867년 미국이 단돈 2백 만불에 사들였지요. 지질학적으로 북태평양 화산대의 가장자리에 위치하며 지형학적으로 알래스카 산맥에는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높은 매킨리산(데날리)이 있으며 화산활동이 빈번하고 곡곳에 퍼져있는 드넓은 빙하지역 때문에 대자연의 신비와 아름다움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곳입니다. 넓은 지역에 걸쳐 펼쳐져 있는 지리적인 조건과 지형적인 기복 때문에 기후가 매우 다양하니 우리처럼 알래스카를 8자 형태로 한바퀴 돈다면 동계용 방한 준비도 갖추어야 하겠죠.

와실라. 윌로우로 이어지는 크고작은 도시를 지나면서 인가들이 하나둘 사라지고 노랗게 마지막 색을 발하는 가로수 너머로 강과 호수와 늪지대가 뒤섞여 넓은 벌판을 채우고 그 뒤로 높고 낮은 산들이 뒤엉켜 산맥을 이루고 있습니다. 준마의 무리가 줄지어 달리듯 용들이 승천을 위해 낮은 비상을 하듯 그 위용이 대단합니다. 북미 최고봉 맥킨리 피크를 호위하는 두봉우리를 위시해 장대하게 어어지는 설봉들의 질주. 가히 장광입니다. 저녁 안개에 가려 확연하게 모습을 드러내보이지는 않으나 그것이 오히려 상상까지 보탤수 있어 더욱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데날리 까지 한시간 정도 남았다는 네비의 알림 지점에 남쪽 전망대가 마련되어 정차를 하고 조망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시야가 분명하지는 않지만 장쾌하게 이어지는 산맥의 흐름은 맥박이 빨라지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합니다. 저 품속에서 데날리의 속살을 들여다보며 함께 걷게 될 꿈이 아닌 현실. 달리는 차의 속도가 점점 탄력을 받습니다. 그러나 이내 정차하고 또 멈추고 하게 되는데 휘어지는 길 마다 펴놓는 수려한 풍경 때문에 사진을 찍어대느라… 데날리의 관문격인 캔트윌에서 주유하며 바라보니 석양이 지고 데날리는 잠을 청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여느 황혼풍경과 다를바 없겠지만 바라보는 이의 마음이 이미 그에게 빼았겼기에 또 다른 감흥으로 전해옵니다.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감동을 전해올까 무척 기대가 되는 밤. 잠자리의 불편함도 모르고 꿀맛같은 잠에 빠져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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