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성 치매

최근까지 매우 건강하던 60대 초반의 여자 환자가 얼마전 부터 갑자기 머리가 멍하다는 이유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의 애기를 들어보니 최근들어 자신의 기억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하였다. 환자의 가족 가운데 본인의 어머니가 지금 자신과 같은 또래의 나이에 치매(Dementia)가 시작하였다고 한다. 환자는 자기 또한 그 같은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이 있었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는 수개월 전 다른 증상과 더불어서 시작되었는데, 환자는 어느 날 갑자기 말하는 것이 조금씩 어눌해지기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환자는 뇌자기공명 사진(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촬영을 받았고 사진상에서는 여러군데에서 뇌졸중(Stroke)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뇌졸중이 발생한 뇌의 부위가 인지능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부위라는 점이었다. 뇌의 특정 부위, 신경학적으로 이를 ‘전략적 부위’라고 말하는데 이 부위에 발생한 뇌경색을 ‘전략적 경색(Strategic Infarct)’이라고 한다. 정확히 전략적 경색이란 뇌졸중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의 한 종류로, 일반적으로 뇌의 특정부위, 지금까지 뇌기저핵의 일부를 포함하여, 네 부위가 알려져있다. 이 곳에 문제가 생길 때 심각한 인지기능(Cognitive function) 및 행동(Behavior)의 이상 변화를 초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적으로 치매란 기억력 감퇴를 포함한 여러종류의 인지 장애라 할 수 있다. 또한 치매는 하나의 질병이 아니고, 증상들의 모임 즉 증후군으로, 치매는 일으키는 원인 질병은 약 80여 가지, 많게는 250여가지가 알려져 있다. 우리가 많이 들어본 알츠하이머 병(Alzheimer’s disease, 노인성 치매 Senile dementia)과 위 환자와 같은 뇌혈관 질환(혈관성 치매, Vascular dementia)에 의한 치매가 대표적인 치매의 종류이며, 이 두 질환이 치매 원인의 80%를 차지한다.

반드시 알아야할 사실은 혈관성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또한 초기에 발견만 하면 더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하게 된다. 필자를 찾아온 이 여자 환자는다행히도 본인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조기 진단과 더불어 질병의 관리, 예방에 대해 향후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를 필자를 통해 자세히 교육 받았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