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지 매우 건강하던 50대 초반의 남성 환자가 최근 들어 갑자기 기억력이 매우 떨어진다는 이유로 필자를 찾아왔다.
환자의 부모님 중 한 분이 환자 정도의 젊은 나이에 치매(Dementia)가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환자는 자기도 또한 부모님과 같은 문제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으로 신경내과 전문의를 찾아보던 차에, 신문을 읽다가 필자를 발견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는 수개월 전 다른 증상과 더불어서 시작되었는데, 환자는 어느 날 갑자기 말하는 것이 어눌해지며 한쪽 팔다리가 저리기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바로 시행된 환자의 뇌자기공명 사진(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에서 필자는 환자의 뇌에서 아주 작은 뇌졸중(Stroke)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문제는 뇌졸중이 발생한 뇌의 부위가 인지능력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시상(Thalamus)이라는 부위라는 점이었다. 뇌의 특정 부위, 신경학적으로 이를 ‘전략적 부위’라고 말하는데 이 부위에 발생한 뇌경색을 ‘전략적 경색(Strategic Infarct)’이라고 한다. 정확히 전략적 경색이란 뇌졸중에 의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의 한 종류로, 일반적으로 뇌의 특정부위, 지금까지 시상의 일부를 포함하여, 네 부위가 알려져 있는데, 이 곳에 문제가 생길 때는 불행히도 심각한 인지기능(Cognitive function) 및 행동(Behavior)의 이상 변화를 초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학적으로 치매는 기억력 감퇴를 포함한 여러종류의 인지 장애로 정의된다. 또한 치매는 하나의 질병명이 아니고, 증상들의 모임을 일컫는 말로, 치매는 일으키는 원인 질병응 약 250여 가지가 알려져 있다. 우리가 방송매체를 통해서 잘 알게 된 알츠하이머 병(Alzheimer’s disease, 노인성 치매 Senile dementia)과 뇌혈관 질환(혈관성 치매, Vascular dementia)에 의한 치매가 대표적이며, 이 두 질환이 치매 원인의 80%를 차지한다.
중요한 점은 혈관성 치매는 예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또한 초기에 발견만 하면 더 진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치료도 가능하게 된다. 필자를 찾아온 이 남성 환자는 다행히도 본인의 상태에 대한 정확한 조기 진단과 더불어 질병의 관리, 예방에 대해 향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필자를 통해 자세히 교육 받았음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