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아랫 부분의 통증을 일으키는 장요인대 증후군

59세의 남성 P씨는 허리 디스크 증상으로 필자에게 다니면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였는데 어느 날 허리가 아프다면 예약을 했다. 진찰하면서 만나보니 자기 자신이 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어떤 것인가는 잘 알기 때문에 그것은 아닌 것 같은데 이상하게 허리 아랫 부분의 한 지점이 매우 많이 아프다며 이것도 역시 디스크 문제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고 하였다.

어떻게 허리가 아프기 시작했느냐고 했더니 며칠전에 아주 가벼운 물건을 그냥 슬쩍 밀었는데 허리가 삐끗하면서 통증이 시작했다고 했고 그 후로 허리가 아파서 꼼짝을 못하다가 이제서야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서둘러 병원을 찾았다는 것이다. 이미 허리에 디스크 탈출증이 있는 사람은 조그만 움직임에도 잘못하면 튀어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자극해서 병세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기에 필자로서도 일단은 디스크 탈출증이 악화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을 하였지만 진찰을 해보니 그게 아니었다. 환자가 아프다고 가리키는 부위는 허리의 아랫부분으로 골반과 허리가 만나는 지점이었는데 이 부분을 누르니 극심한 통증이 엉덩이와 대퇴부 후면으로 방사되고 있었다.

흔한 디스크 관련 통증이나 요추 후관절염으로 인한 통증도 역시 대퇴부로 방사될 수는 있지만 대게 눌러서 통증이 이렇게 극심하게 오지는 않고 통증이 대개 자세나 작업과 관련되어 악화되기 때문에 눌러서 악화되는 것은 근육이나 인대의 문제인 경우가 많다.

P씨도 역시 이렇게 눌러서 악화되는 것을 볼 때 이미 디스크 탈출증이 있다 하더라도 또 다른 통증의 원인이 있다고 보는 것이 합당하고 이 경우 ‘장요인대 증후군’이라고 진단이 될 수 있었다.

장요인대 증후군은 장요인대가 약간 삐었을 때 통증이 생기는 증상으로 P씨와 같이 엉덩이와 허리 사이에 움푹 들어간 공간에 심한 압통이 생기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 위치는 후관절보다는 더 옆구리 쪽으로 멀어지는 위치인데 종종 후관절염으로 오진이 되기 쉽기도 하다. 허리를 뒤로 제낄 때 통증이 심해지는 후관절염과는 달리 허리를 숙이면 더 아픈데 진료실의 검사로서 누워서 허리를 새우처럼 구부리고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다리를 몸 쪽으로 잡아 당기면 통증이 더 악화된다.

치료는 이 장요인대 부위에 스테로이드나 국소마취제를 주사함으로써 통증의 악순환을 막고, 물리치료를 시행하며, 소염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다.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치료로는 하루나 이틀 정도 정도 휴식을 취하면서 환부에 얼음 찜질을 하는 것인데 어느 정도의 통증 조절에 효과가 있다.

간혹 양쪽 다리길이가 다른 사람이 종종 이 질환으로 고생하는데 다리가 긴 쪽에서 통증이 빈발하며 서서 이 경우 신발에 두꺼운 깔창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다.

P씨의 경우는 약물 복용과 주사로 증상이 좋아져서 현재 물리치료를 받으며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모든 사람이 치료로 완치가 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정확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완치의 열쇠가 됨은 자명하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