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의과대학을 다닐 때 일이다. 정형외과학 시간이었는데 교수님께서 의대생들에게 허리가 가장 나쁜 운동을 하나씩 말해보라고 해서 한가지씩 말했는데 교수님이 선정하신 몸에 가장 나쁜 운동은 놀랍게도 흔히 운동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 간단한 동작이었다. 미국에서는 그리 흔하지는 않은데 한국에는 공원마다 평행봉이나 철봉 등 운동시설이 있는 곳이 많았고, 그 중에서 쇠로 된 둥근 발판을 딛고 서서 손으로 정면에 고정된 손잡이를 잡고 허리를 좌우로 돌리면서 운동하는 기구가 있었는데 교수님은 이 간단한 운동이 허리가 가장 좋지 않다고 하신 것이다.
그 이유는 척추를 충격에서 보호하는 추간판(디스크)는 원통형의 구조로 가운데 수핵을 주변의 단단한 결합조직인 윤상인대가 싸고 있는데 좌우로 격하게 몸을 돌리면 윤상인태가 찢어져서 추간판 탈출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대학병원에 급성 요통으로 실려온 사람들 중에서는 아침에 조깅하러 산에 가서 운동기구를 사용하다가 입원한 환자들이 종종 있었는데 아마 이런 기구를 사용하다가 허리가 잘못된 경우도 꽤 있으리라 본다. 미국에서는 이런 운동기구가 없으니까 이런 환자는 없었지만 골프의 스윙동작이 허리를 급하게 돌리는 동작이다 보니 골프중에 생긴 급성 요통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 외에도 허리에 나쁜 동작이라면 바닥에 놓인 무거운 물건을 그냥 허리를 굽혀서 들어올리는 동작이 있는데 이 역시 허리에 무리가 가므로 가능하면 허리는 꼿꼿이 세우되 한쪽 무릎을 땅에 대고 반정도 앉은 자세에서 물건을 잡고 무릎의 힘으로 물건을 들고 일어서는 것이 좋다. 또 선채로 허리를 숙여서 손으로 발을 대는 맨손 체조의 동작이 있는데 이 역시 허리에는 좋지 않아서 요통 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허리에 좋은 운동이라면 복근과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이 되겠는데 예를 들어 윗몸 일으키기를 하되 윗몸을 앉은 자세로 까지 완전히 일으키지 말고 누운 자세에서 20도 정도만 몸을 살짝 일으켰다가 다시 눕는 식으로 운동을 하면 허리에 무리가 없이 복근 강화가 가능하다. 허리 운동은 아니지만 대퇴근육을 스트레칭 시키는 운동도 요통에 효과가 좋은데 이는 허리의 요부 만곡을 완화시켜서 디스크에 받는 압력을 덜어준다. 이러한 운동들은 필자가 환자를 볼때 물리치료 처방에 꼭 포함시켜서 환자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게 하는 운동 중의 일부인데 병원에 올 정도로 몸이 안좋은 것이 아니더라도 허리가 좋지 않은 사람들은 명심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