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시작은 분주함과 기분좋은 피곤함으로 시작됐다.이른 아침의 감싸오는 상쾌한 공기도 좋을 뿐더러 아직 피곤이 가시지 않은체 서둘러 오늘의 시작을 하기위해 발걸음을 재촉함도 기꺼이 즐긴다.먼 동쪽으로 부터 여명 되어지는 아침은 마치 날개를 피듯 빠르게 밝아오며 또다른 계절을 알린다.가을만큼은 봄처럼 짮지 않았의면 하는 바램이 크다.요즘은 도통 4계절이 뚜렷 하다는것이 스스로도 신뢰가 무너져 가는 참이다.”하나님 대체 어찌된거에요?” 봄인가 싶으면 여름이었고,가을인가 싶으면 겨울이었던… 나는 4게절절중 봄과 가을이 좋다.봄에는 울긋불긋 연한 연두빛과 복사꽃 핑크빚으로 제 색들을 탄생 시키고,가을에는 불같은 여름을 견디며 인내한 깊이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참다운 겸손함으로 성숙의 색들이 가을을 만든다.또한 가을의 먹거리는 어떠한가.맑고 빛나는 햇살과 함께 익어 가는 오복백과가 풍성해지고 “천고마비”라는 말처럼 말이 살이 찌는 풍요로운 계절이니…어찌 풍요롭지 않겠는가!
그중에서도 인삼 보다 좋다는 가을 무우는 우리가 흔이 구할 수 있는 제철 보약이다.단단 하면서 수분이 많은 가을 무우의 아삭함은 청량하기까지 하다.게다가 무우 요리의 다양함은 끝이없다.챺챺챺 얇게 채썰어 새콤달콤 “생체기’를 만들거나,좁쌀밥을 넣어 만든 “명품 조연 깍뚜기”도 아삭아삭 씹히는 식감은 우리의 입맛을 살려 준다.그뿐인가! 바다의 우유라 불리는 제철굴과 채썬 무우를 넣어 돌솥에 밥을 짓고,짭쪼롬한 간장 양념에 참기름 듬뿍 넣어 슥삭슥삭 비벼 준다.그렇게 호~~호~~불어가며 먹는 맛은 여름의 뜨거운 삼계탕 못지 않은 보약 먹는 심리를 자극 하고 도 남는다.여기다.더불어 빼놓을 수 없는 또하나의 밥도둑은 넚적하게 자른 무를 널찍한 냄비에 켜켜이 깔고,그 위에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처럼 눈부시게 빛나는 은빛 갈치를 얹어 간간하게 양념장을 부어 주고, 솥뚜껑이 들썩들썩 할때까지 기다렸다가 은근하게 뭉글뭉글 조려 내주면 그야말로 둘이먹다 하나 없어져도 모를 맛이렷다!
이렇게 끝도 없을것 같은 가을 무우의 찬사 뒤에 늘 1+1처럼 딸려 있는 “무우청 ”으로 요리는 사실 많이 제한되어져 있다. 가을 햇빛에 말려 길고 긴 겨울을 나고나면 시래기국이나 시래기 나물??역시나 얼른 떠오르지 않는 반복적인 재료에 우리는 쉽게 뒤로 밀치고 만다.하지만 나는 김치중에서도 배추김치나 다양한 김치 중에서도 무우청과 함께 만든 동치미 무우 김치가 좋다.담백하고 뽀얗게 우러난 동치미도 제맛이지만 싱싱하고 곧게 뻗어 롱다리를 자랑하는 동치미 무우와 무청만으로도 좀더 칼칼하게,좀더 간간하게,좀더 메콤하게,좀더 심플하게,나름 큼지막하게 썩둑썩둑 자르기전 통으로 소금으로 하루정도 절인뒤,벗기지 않은 통무우를 깨끗이 씻어 파,미나리,마늘,새우젓과 까나리 액젓으로 1:1 비율로 공평하게 걸죽하게 김치 양념을 한뒤,마지막으로 고추가루를 넣지않은 생고추만 갈아넣고,매실 엑기스로 달큰함까지 잡아주면 가을이 하루 이틀 익어갈쯤 동치미 김치도 제 역활을 수행하듯 맛잇게 익어 갈 것이다. 어느날 익다가 익다가 결국에 시어 꼬부랑이 된 무우로는 조물조물 씻어서 된장과 함께 한시간쯤 푸~욱 끓여 주면 진하고 담백한 옛날 시골맛 된장국이 될것이고,단물쓴물 다 빠진것 같은 무우청으로는 두툼하게 살이 오른 고등어로 느릿하고도 긴 여운으로 시간과 인내하며 조려 내주면 그 어떤 맛과 비교가 안될 만큼의 우리가 갖을 수 없는 정서의 맛을 줄것이다. 또한 그런 깊고 따뜻한 정성을 먹으며 나는 오늘도 아직 가시지 않은 아침 이슬과 함께 내일을 위해 또 한발을 내딛는다.햇 가을과 시작될 가을 무우청의 에찬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