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을 앞두고 여권 발급이 늦어진다면

 

 

아메리칸 드림을 가득 품고 미국에 건너온 분들이라면 미국 시민권자가 되어 여권 신청까지 마쳤을 경우 상당히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매일 같이 편지함을 열어보고 기다리다가 미국무부에서 거부 편지를 받고 적잖게 당황한 고객들의 문의를 자주 받는다. 국무부 거부 편지의 내용과 이유는 간단하다. 밀린 세금 때문에 해외 여행권을 제한할 수 있다는 법 조항을 거론하며 90일 내에 미연방국세청에 연락해 세금 문제를 해결해야 여권을 발급하겠다는 내용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통과시킨 이 법은 미국 시민의 기본권인 여행권이 제한된다는 점 때문에 말도 많았던 법이지만 이미 통과되어 2018년 초부터 시행되고 있고 정부 입장에서는 꽤나 쏠쏠한 세수 확보책 이기도 하다.

 

하지만 밀린 세금을 바로 완납하거나 IRS와 분할납부 플랜을 세웠다고 할지라도 여권 발급이 바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국무부가 여권 발급을 거부한 이유 중에 세금 문제 말고 다른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필자의 고객 중에서 IRS 체납세에 대한 분할납부를 성공적으로 셋업하고 한 달 안에 여권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출국 날짜를 정했으나 국무부에서 계속 여권 발급을 지체하기에 이유를 알아보았더니 이전에 신청했던 여권 발급 절차가 ‘완성’되었다는 기록이 시스템에 남겨져 있어서 옛날 여권을 반환하지 않으면 새로운 여권을 발급해주지 않는 방침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나 고객은 반환할 여권이 없었다. 이전의 여권 신청 절차가 ‘완성’되었을 지는 몰라도 여권 자체는 (세금 문제 때문에) 발급되지 않았으므로 반환할 여권이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발급되지도 않은 여권을 ‘분실’ 신고한 후 비로소 발급 절차가 진행될 수 있었다. 따라서 여권을 성공적으로 발급받을 때까지는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될 수 있으면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중요한 가족 여행 계획이나 비즈니스 출장을 앞두고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재정상태 제출이나 세금을 완납하는 것 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케이스의 다른 예는, 납세자가 몇 년 간 세금보고 자체를 하지 않은 경우를 들 수 있다. 세금보고서 준비와 제출, 접수와 프로세싱 기간까지 거쳐서 납세자의 현 재정 양식을 제출해야 하므로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 늘어난다. 2023년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강화된 IRS 정책에 따르면 여권 관련한 세금문제 (2023년 기준 $59,000 이상의 세금 빚)에 대해서는 무조건 재정 양식의 제출을 필수화하고 있다. 여권 발급만을 위해서 임시로 분할납부 계획을 요청했다가 몇 달 후 바로 지급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지를 본다. 현재 재정상태가 분할납부를 감당할 수 없는 상태라면 세금탕감조정안 (Offer in Compromise)이나 극심하게 어려운 재정상태를 증명함으로써 징수불가상태를 요청해서 여권을 신속하게 발급받는 방법도 있다.

 

빠른 여권 발급을 위해서 초기 검열을 통과할 만한 수준의 재정 문서를 제출했다고 판단하면 국세청 직원이 납세자의 계좌에 일종의 코드를 넣는다. 이로부터 30일 내에 자동으로 국무부로 편지가 발송되며 연락을 받은 국무부에서 해당 납세자에 대한 여권 발급 절차를 다시 진행할 수 있게 된다. 해외여행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90일이 지나지 않은 국무부 거부 편지와 날짜, 이름, 행선지 스케쥴 등이 나와있는 비행기표를 같이 제출하면 임시 사용이 가능한 여권을 발급하는데 도움이 된다.

 

 

Sammy Kim
Attorney at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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