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이야기(1) – 한약은 간에 안전하다

한약에 대한 부담감, 과연 안전할까?
요즘, 많은 이들이 한약치료에 대해 예전과는 다른 부담감을 지니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전에는 거의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탕약치료의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그 주 원인이었다면, 요즘은 한약재의 안전성에 대한 불안함을 더 큰 것만 같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이 기존에 아무 문제없이 한약을 복용하며 큰 치료효과를 경험해 오던 분들에게까지 나타나는 것을 보면, 생각보다 한약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물론, 요즘처럼 하루가 멀다 하고 여러 먹거리들에서 검출되지 말아야 할 것들이 검출되는 소식을 반복해서 듣다 보면 그런 마음이 드는 것도 이해는 되지만, 그래도 한약에 대해 풀어야 할 오해들은 짚고 넘어가야 할 거 같아 오늘은 한약과 간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풀어보려 한다.

 

한약재는 간에 부담이 된다?
일단 이런 한약에 대한 오해(?)가 만연하게 퍼지게 된 계기를 찾자면 아무래도 미디어를 통해 종종 접하는 중국산 한약에 대한 안 좋은 소문들이 첫째일 것이며, 그 다음으로는 다른 분야 의료 종사자들의 입을 통해 듣는 ‘한약의 위험성에 대한 편견’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대부분의 한약이 간에 큰 부담을 줄까? 전혀 그렇지 않다.

 

한약재의 대부분은 이미 우리가 매일 먹는 반찬이라 무해하다
일단 한약재의 대부분이 중국식의 한문으로 된 이름을 사용하기에 왠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기 힘든 특별한 약초처럼 느껴져서 그러지, 실상은 한의원에서 사용하는 한약재의 대부분이 이미 우리가 매일 같이 일상의 밥상을 통해 섭취해 온 반찬과 동일하다는 것을 우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화 관련 질환에 자주 사용되는 한약재 ‘의인’은 사실 우리가 차로 즐겨먹는 ‘율무’의 다른 이름이며, 기침과 가래에 쓰이는 ‘길경’은 도라지를 의미하고, 간독성이나 불면 치료에 자주 쓰이는 ‘갈근’은 칡뿌리를 가르킨다. 이처럼 한국인이나 중국인의 식문화에서 한약과 음식은 사실상 그 근본이 거의 같다. 그리니 정말로 대부분의 한약재가 간에 부담을 주고 있다면, 우리는 이미 매일같이 간에 큰 부담을 주는 음식들을 수십년간 섭취해 오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그래도 위험한 한약이 있지 있을까?
그렇다고 모든 한약이 절대 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한약재는 독성이 없어 우리가 음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개중에는 여러 이유로 음식으로는 사용하지 않고 꼭 한약으로서만 사용되는 약재들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한약물 중 강력한 알칼로이드 성분이 있거나 약성이 맹렬한 것-부자, 천오, 초오, 대극, 감수, 원화, 각종 광물질 등-들은 장복할 경우 간에 독이 될 수 있다. 또 이밖에 육두구 같은 한약재는 그 자체에 독성이 없지만 수년씩 장기복용을 하게 되면 드물게 간에 부담을 주는 임상례가 보고되어 있는데 이는 아마도 특이 체질에 기원한 알레르기 반응일 수도 있다.

 

독성이 있는 한약재라도 그것을 제대로만 다루면 독이 아닌 약이 된다
이처럼 대부분의 탕약은 기본적으로 인체에 무해한 ‘음식’으로 구성되지만, 개중에는 분명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처방이나 한약재들도 있을 수는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의사라면 이러한 약재들은 이미 숙지하고 있음으로 실제로 한의원에서 간에 무리가 가는 처방을 무리가 갈 만큼 환자에게 복용 시키는 경우는 거의 희박하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많은 이가 습관적으로 상시 복용하는 진통제나 수면제 계통의 약들 대부분이 성분으로는 간에 큰 부담을 주지만, 적합한 교육을 받은 의사나 약사의 지시에 따라 복용할 때 실제적인 불상사는 거의 일어나지 않음을 생각하면 쉽게 깨달을 수 있다. 독성이 있는 물질이라도 다루는 자가 그에 적합한 지식이 지니고 있다면 그것은 더이상 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물며 양약에 비교해 처음부터 원재료 로서의 독성이 현저하게 적은 한약재라면 그 안전성은 사실 더욱 더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