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세의 P씨는 얼마전에 지인과 테니스를 치고나서 갑자기 생긴 무릎의 통증을 주소로 필자를 방문했다. 전혀 다친 것도 넘어진 것도 아니라는데 무릎이 눈에 띌 정도로 부어있었다. 만약 똑같이 운동을 하고 나서 무릎이 부었다고 하더라도 부딪히거나 접질리기라도 했다면 이유가 매우 분명한데 단지 테니스만 했을 뿐이라니 필자도 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진찰을 해보니 흔히 무릎의 쿠션 역할을 하는 일종의 디스크와 같은 조직인 반월판이 파열되었을 때 생기는 소견이 나왔다. 비록 반월판이 찢어졌다고 해도 반드시 값비싼 검사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 원인은 알아야 하겠기에 무릎의 관절낭 천자를 통한 관절액 분석을 시행했다. 필자는 아마도 운동을 했으니까 무리한 운동으로 인한 무릎 속의 조직이 손상으로 혈액 성분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는데 의외로 관절액은 매우 맑았다. 즉, 외상성이 아니고 가벼운 염증이 있을 때의 소견이 나왔다는 것이다. 즉, P씨는 흔히들 말하는 그냥 무리해서 퇴행성 관절염이 일시적으로 악화되어 무릎에 물이 차고 부은 것이었다. 치료는 잠시간의 휴식과 얼음 찜질, 소염제로 간단히 처방이 되어 나중에 많이 호전되게 되었다.
나중에 다시 진찰했을 때는 부기도 많이 빠지고 통증도 없어서 거의 정상으로 돌아오게 되었지만 반월판의 손상에서 보이는 이학적 검사소견은 변화가 없었다. 환자의 동의를 거쳐 일단은 치료를 종결하였으나 P씨는 아마도 젊었을 때 다쳤든지 아니면 퇴행성 관절염이 심해지면서 반월판의 손상이 있는 듯 했고 만약 무릎의 통증이 재발되는 경우에는 자기공명 영상 촬영과 같은 검사를 통해 진단을 확인한 다음 물리치료를 받던지 심하면 수술까지도 해야 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현재로서는 기능적으로도 문제가 없고 통증도 심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여러가지 검사와 치료를 할 필요가 없음을 설명 드렸다.
다리가 붓는다고 해서 필자를 찾는 분들 중에는 사실 다리가 아니고 무릎이 붓는 사람이 종종 있는데 대개는 직접적인 외상이 없는 단지 퇴행성 관절염이 악화되면서 붓고 아픈 경우가 종종 있다. 그 중에는 무릎에 물이 차서 그런 경우가 꽤 있고 이런 경우 반드시 물을 빼주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진단의 목적으로 관절액을 천자해서 검사하기도 하고, 지나친 부기로 인해 통증이 온다고 판단되면 물을 빼고 스테로이드를 주사하기도 한다. 어쨌거나 무릎이 붓는다면 원인을 먼저 파악해야 하고 원인과 증상에 따라 치료가 필요하기도 하고, 필요하지 않기도 한다. 물론 환자와 의사가 긴밀한 의사소통을 해야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니만큼 일단은 의사에게 보여주고 의견을 들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