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세의 여성 환자인 P씨는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무릎의 통증을 주소로 필자를 찾게 되었다. 원래 무릎에 전혀 문제가 없었는데 몇 년 전부터 좀 무리해서 걷거나 쭈그리고 앉아서 밭일을 하고 나며 무릎이 가끔 아팠다고 했다. 처음에는 무릎이 좀 시큰한 정도였는데 특별히 치료를 받거나 할 필요성이 느끼질 정도까지는 아니었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지곤 했었기 때문에 큰 신경을 쓸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 요즘와서 요래 앉아있다가 일어나려면 일어나기 자체가 힘들고 무릎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예전처럼 잠시 아프다 마는 것이 아니라 이젠 때때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거의 항상 통증이 있어서 일상생활을 하는 것이 이전과 같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도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는 생각을 전혀 못하고 살았는데 찜질방에 가면 좀 통증이 덜한듯해서 자주 찜질방에 갔다고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찜질방에 갔다가 사람들이 자기 통증을 서로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필자를 알게 되어 이제 병원에 한번 갈때가 되었나보다 하고 필자를 찾게 된 것이었다.
필자에게 왔을 때 진찰을 받으시고 무릎의 퇴행성 관절염이 진단되었다. 그런데 다행히 P씨의 경우는 많이 아픈 날보다는 별로 많이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았고, 약도 복용해본 적도 없고 물리치료나 주사를 전혀 받아본 적이 없었기에 아주 기본적인 치료를 먼저 하는 것이 좋아보였다. 그래서 필자가 일단 권한 것은 물리치료를 처방함과 동시에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사서 복용해보시라는 것이었다.
P씨는 짐짓 놀라며 겨우 타이레놀로 통증이 조절이 될 것 같으냐고 물으셨다. 물론 필자도 무슨 말을 할 때 100%의 확신을 가지고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개개의 환자가 이런 이런 치료를 받으면 어떻게 될 것인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이런 병의 이런 증상을 가진 환자가 이런 치료를 받으면 대개 어떻게 되겠다 하는 확률적인 확신은 있다. 만약 위험도가 높고 가격이 비싼 치료라면 적어도 90%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어야 권하겠지만 위험도가 지극히 낮고 가격이 저렴한 치료라면 좋아질 확률이 50%만 되어도 한번 권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필자가 권한 것이 물리치료와 타이레놀인 것이었다. 오늘 P씨의 사례를 자세하게 설명한 이유는 P씨와 같은 증상을 가진 환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런 증상에 타이레놀이 사용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는데 이전의 칼럼에서 물리치료의 장점과 제한점에 대해서는 논한 바가 있으므로 이제 타이레놀에 집중해서 이 약이 도대체 어떤 약이고 어떻게 복용하면 좋은지 설명을 해보도록 하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