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미국 연방정부 감사기관 (Government Accountability Office)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미연방국세청 (IRS)의 인벤토리 리스트에는 4,487대의 총기와 5,062,006개의 탄약 상자가 포함되어있다. 미연방재무부 (Department of Treasury)에 귀속된 최대 산하 관청인 IRS는 MQ-1 Reaper 라고 불리는 무인정찰기로 밀수를 감시하기도 하는, 그야말로 미국 내 세금징수에 관련된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기관이다. 영화 배트맨에서 배트맨을 상대로 겁없이 까부는 조커 조차도 IRS세금 징수 요구에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아예 싸움을 시작지도 않았던 장면이 생각난다. (“I’m crazy enough to take on Batman. But, the IRS? No thank you!”)
IRS 보유의 총기는 총만 보고도 기절하는 소시민들을 위해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동발사화기까지 포함하는 그야말로 겁나는 경찰조직이다. 물론 총기 지급은 IRS 내부의 한 조직인 세무범죄 조사국 (Criminal Investigation Division, IRS-CI)의 스페셜 에이전트에게만 허락된다. 이들은 FBI, CIA 에이전트들과 같은 훈련소를 거칠 뿐 아니라 지능적인 탈세범을 상대할 만한 회계과정 훈련도 받는다. 또한 이들은 국토안보부, FBI, DOJ 법무부 세무담당 검사조직과 긴밀하게 공조하여 탈세범의 검거과 체포를 담당한다. 총기를 소유한 IRS스페셜 에이전트가 금뱃지를 보여주며 문을 두드리는 장면을 상상하면, 그깟 편지로 오는 감사통지서가 딱히 나빠보이지 않는 착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비록 오래된 보고서이긴 해도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재무부 내부감사자료 보고서를 보면 IRS 에이전트들이 의도치 않게 실수로 총기를 발사한 사건이 이 기간 동안 11차례나 있었다고 되어있다. 어처구니없는 것은 IRS 에이전트가 의도적으로 총을 발사한 횟수보다 ‘실수’로 총을 발사한 횟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콜렉션을 담당하는 Revenue Officer 가 집 앞에서 IRS 로고가 찍힌 명함만 주고가도 무릎에 힘이 빠져 후들거리는 납세자들을 생각해보면 굳이 총까지 차고 가야하나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만에 하나 IRS 국세청 스페셜 에이전트(Criminal Investigation Division Special Agent)의 방문을 받았다면 하나만 기억하자. 변호사를 고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수정 헌법 제5조에 보장된 묵비권 및 형사 사건에서 자기에게 불리한 증언(self-incrimination)을 하지않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들은 항상 2명 이상이 같이 다닌다. 한 사람은 질문하고 다른 사람은 이들의 대화를 기록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간단한 질문에만 대답하면 된다고 할 것이다.
혹은 당신이 조사의 타겟(Target)이 아니라 증인(Witness)의 자격으로 질문에 답해달라고 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도 대답하기 전에 변호사를 선임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조사 초기 단계에서는 증인이라고 보던 사람이 나중에 증거를 수집하다보면 타겟으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선뜻 조사에 임하지 않는 것이 더 의심스러워 보일까봐, 혹은 질문에 성실히 답해서 조사에 도움되는 정보를 줄 경우 본인을 더 잘 봐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조사에 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정말로 거리낄 것이 전혀 없으니 마음껏 털어보라는 마음으로 질문에 대답하겠다고 동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간단한 질문이라도 이들에게 사실과 다르게 답할 경우, 예를 들어 John이나 David 씨와 알고 지내거나 비즈니스 거래를 한 적이 있느냐 라는 간단한 질문에 사실과 다르게 대답할 경우 이는 중범죄(felony charge) 감이거나, 증거 은닉범죄로 기소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명함을 달라고 하고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단호하고 분명하게 그러나 무례하지 않게 밝히는 것이다. 혼자 감당하지 말고, 변호사를 통해서 본인의 권리를 보장받으면서 IRS의 조사에 충실히 임하면 된다. 초기 조사 기록을 나중에 번복하기는 정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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