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주사치료가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의 종류를 소개하면서 주사치료도 위험성이 전혀 없는 쉬운 것은 아니라고 하였다.
그런데 이렇게 생각해보자. 이 세상에 햄버거를 위험물질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을까? 대부분의 독자들은 무슨 소리인가 의아해 하겠지만 <수퍼사이즈 미>라는 디큐멘터리 영화를 보신 분은 이해하실 것이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햄버거로 세 끼를 해결하면서 몸이 망가져가는 과정을 보여주는데 혈압과 콜레스테롤이 급상승하고 살이 찌면서 의사로부터 급사할 수 있다는 경고를 받는다. 어떤 사람은 이런 영화를 보고 햄버거는 절대 가까이 해서는 안되는 위험한 음식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영양학에 조금 상식이 있으신 분은 그건 햄버거가 문제가 아니고 햄버거를 너무 많이 먹은 것이 문제라고 하실지 모른다. 햄버거에 칼로리와 기름기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삼시 세끼 햄버거만 먹어서 병이 생겼지 만약 중간 중간에 야채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면서 어쩌도 한번씩 햄버거를 먹었다면 이렇게 문제가 생겼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사실 필자가 말하려는 포인트도 바로 그것이다.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햄버거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좋고, 그 어떤 음식도 과식하면 몸에 좋지 않다. 몸에 좋다는 비타민도 과용하면 병이 생기고 혈압약도 마찬가지고 당뇨약도 마찬가지고 항생제도 마찬가지다. 하물며 주사도 마찬가지다. 주사도 필요없이 많이 맞으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꼭 필요한 사람의 의사의 판단하에 적절하게 맞으면 병을 고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물론 주사도 주사약을 사용하고, 주사하려면 바늘을 사용하게 되므로 부작용이 있을 수 있지만 그 확률은 극히 적다. 아예 처음부터 몸이 아프지 않아서 주사도 안맞아도 되고 병원에도 안와도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몸이 아프고, 이유가 있어서 꼭 필요한 주사치료를 받아야 한다면 무조건 주사를 배척하는 것도 참 딱한 일이다. 비유를 하자면 무인도에 떨어져서 배가 고파서 죽게 생긴 사람이 햄버거를 발견했는데 건강에 안 좋다고 햄버거를 먹느니 굶어 죽겠다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작년에 필자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는데 91% 정도가 주사로 완치가 되었다고 하셨다. 이 말은 한편으로는 매우 기쁘기도 하지만 주사로 치료가 안된 9%의 환자가 있다는 뜻이다. 필자도 주사로 낫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매우 가슴이 아프게 생각한다. 하지만 환자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나을 가능성이 더 있는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필자는 주사든 약이든 활용해서 나을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위험이 크지 않다면 한번 시도해보는 것이 현명하리라고 믿는다. 이 세상에 완전한 것이 없듯이 의학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게 우리가 현재 가진 최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