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주사는 몸에 해로운가? – 2편

지난 시간에 척추 디스크 탈출증으로 허리와 다리 통증으로 고생하시면서 필자를 방문했던 K씨의 질문에 답했던 경험을 나누면서 척추 주사란 것이 맞아도 되는 것인가를 이야기하려고 하였다. 그런데 이런 의학적인 이야기를 하기 전에 학문을 떠나서 본질적으로 의사의 조언을 믿는 것이 합당한가를 잠시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칼럼에서는 다른 직업군과 의사도 다른 것이 없고 대부분은 좋은 사람들이라고 하면서 의사의 조언을 믿어도 된다고 했지만 의사를 믿어도 되는 또 다른 이유는 의사라는 집단은 다른 거의 모든 직업군과는 다르게 매우 철저한 내외부의 검열을 받는 집단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만약 의사가 고의로 독자 여러분의 가족을 다치게 했다고 생각해보시라. 이런 의사를 그 당사자 혹은 그 사회가 용인할 수 있을 것인가? 그 의사는 형사적으로 민사적으로 충분한 처벌을 받을 것이고 만약 운이 좋아서 처벌을 피해가도 적어도 그 지역사회에서 그 의사는 그 지위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의사가 고의로 사람을 다치게 했다는데 누가 그 병원에 갈 것인가 말이다. 고의가 아닌 실수이거나 실력이 없어서 나쁜 결과를 환자에게 가져와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회는 그런 의사에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따라서 의사는 본질적으로 환자를 돕기 위한 마음의 자세가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못된 사람이라도 환자에게 손해를 끼치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가 쉽지 않다. 아마도 그래서 미국에서 가장 신뢰받는 직업군에서 의사는 거의 대부분 1위를 차지하는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의사의 조언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척추 주사도 맞아도 되는 것이라는 필자의 의견을 믿어주시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척추 주사는 절대 부작용이 없는 것이라거나 맞으면 백발백중 다 낫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된다. 척추 주사는 부작용이 있다. 예를 들어 피를 묽게 하는 와파린과 같은 약을 먹는 분이 주사를 맞을 경우, 신경 주변에 출혈이 생겨서 하지 마비와 같은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주사 중에 외부의 세균이 신경 주위로 들어가서 곪게 되는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주사약에 알러지가 있다면 알러지 반응도 그냥 아프고 붓는 것은 괜찮은데 사망할 수도 있다. 부작용을 다 일일이 열거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렇게 주사도 그냥 알사탕 하나 먹는 것처럼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또한 주사로 모든 병이 다 완치되는 것도 아니다. 주사로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고, 병의 일부만 좋아지기도 하고, 전혀 효과가 없기도 하며, 오히려 병이 악화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본다면 이렇게 못된 주사치료라는 것이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인지 회의가 들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꼭 그런 것은 또 아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 충분히 짐작할 수 있듯이 주사의 부작용의 종류가 아무리 많고 끔찍한 것이라고 해도 그게 그렇게 자주 생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여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계속 이야기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