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주사는 몸에 해로운가? – 1편

얼마전에 70대의 남성 K씨가 요통을 주소로 필자를 방문했다. 젊어서부터 운동을 많이 하셨고, 약간 혈압이 높은 것을 제외하고는 건강에 큰 문제가 없는 분이셨는데 몇 개월 전부터 허리가 아파졌다고 한다. 평소에도 조금 몸이 아픈 것 정도는 그냥 참고 버티면 좋아졌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하지 않고 그냥 무시하고 있었는데 2주 정도 전부터는 통증이 악화되면서 다리로 통증이 전이되는 증상이 생겨서 걱정이 되어 찾아오신 것이었다. 본인도 여기저기서 들은 내용이 있는지라 필자가 진찰 후에 요추 디스크 탈출증의 가능성을 말했을 때 어느 정도 예상을 하고 있었고 수긍을 하면서 다음 단계인 자기공명영상 촬영(MRI)에 동의하였다. MRI를 찍어 오셨을 때 결과를 가지고 설명하면서 이제 이런 저런 치료의 선택이 있다고 설명을 드렸는데 환자는 그 중에서 특히 주사에 대한 설명을 했을 때 여러가지 질문을 하였다. 질문의 요지는 여기저기서 들은 내용이 많아서 남들 하는 이야기가 다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척추에 주사를 많이 맞으면 좋지 않다던데 정말 필자의 주사치료가 몸이 안 좋은 것은 아니냐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허리가 아프거나 몸이 여기저기가 아파서 치료방법을 찾느라고 연구를 해본 사람이 아니면 주사를 남들이 맞거나 말거나 신경을 쓸 일이 없지만 진짜 몸이 아파서 주사치료를 받아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사를 과연 맞아도 되는가 하는 것이 큰 관심거리일 것이다. 척추 주사든 무슨 주사든 맞아도 되느냐고 누가 묻는다면 필자의 대답은 항상 꼭 필요하다면 맞아도 된다는 것이다. 여담인데 주사를 전문으로 하는 필자와 같은 의사의 말도 못 믿는 환자가 계시다면 더 이상 말하기가 매우 힘들다. 혹시나 모든 의사를 서부개척시대에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가짜 만병통치약을 파는 사기꾼처럼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무척 슬픈 일이긴 하지만- 그런 분들에게는 필자를 비롯한 모든 의사는 주사를 팔고 약을 팔고 수술을 파는 장사꾼일지도 모르므로 의사의 말을 다 믿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실제로 현실에서는 목사님도 사기꾼이 있고, 음식점 사장님도 양심을 속이는 사람이 있고, 우체부도 나쁜 사람이 있듯이, 의사도 사람을 속이고 환자들에게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의사를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 사회에 실제로 이런 사람이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되묻고 싶다. 필자 생각에는 주위를 둘러보아도 양심불량인 사람은 그렇게 많지는 않다. 절대다수는 선량한 보통 사람들이 아니던가? 그렇다면 의사도 대부분은 양심에 따라서 진료를 한다고 믿어줘도 되지 않은가 싶다.

 

 

만약 그렇게 믿어주는 것이 힘들다면 객관적으로 의사가 자의 뿐만이 아니고 얼마나 타의에 의해서도 양심적인 진료를 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환경에 우리가 살고 있는지 다음 시간에 조금 이야기하고나서 주사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