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분명히 수술만 받으면 병은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환자들도 있고, 일부의 질환에서는 이런 믿음이 사실이지만 일부 질환에서는 그릇된 믿음이다. 그리고 필자는 지난 번의 글에서 필자가 오래 전에 치료했었던 N씨의 예를 들면서 반복되는 허리 수술로 점차 통증이 악화되는 사례를 소개했었다. 이름이 낯설긴 하지만 지난 번에 소개했던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이라는 병을 오늘 좀 되짚어보려고 한다.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은 1980년대에 처음 의학 논문에 등장하게 되었는데 당시는 다양한 기구를 동원한 다양한 척추 수술법이 도입되던 시기였다. 수술이 진화하면 진화할수록 이 첨단 수술법으로 도움을 받아서 새로운 인생을 찾는 사람들도 생겼지만 반대로 수술을 하고 나서 수술 전보다 오히려 통증이 더 심해지는 사람도 생기게 되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이런 단어가 동원된 것이었다. 처음에는 의사들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에서 수술의 후유증이나 합병증 때문에 통증이 더 심해지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아주 말끔하게 원래 의도했던 대로 성공적으로 디스크로 인한 신경 눌림에 감압을 하고, 척추의 불안정성을 스크류 등을 넣음으로 견고하게 고정하여 안정성을 되찾게 되었기 때문에 사진 상으로는 아주 깨끗하게 된 좋은 수술이 어떻게 환자에게 더 통증을 가져올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이 의사들 사이에서도 점차 인정받게 되었다.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일년에 미국에서만 거의 30만건의 척추 융합술 수술이 이루어지고 그 중에 20%에서 40%까지도 수술 후에 통증 악화로 인한 척추 수술 실패 증후군의 진단 기준에 부합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이 병으로 고통을 받는지 알 수 있다. 물론 척추 수술이 모두 다 척추 융합술은 아니다. 그보다도 훨씬 간단하고, 덜 침습적인 수술이 매우 많으며, 척추 융합술은 그 중에서 가장 크고 위험이 많은 한 수술의 예일 뿐이다. 일반적으로 내시경을 이용하는 식으로 작게 수술을 하면 할수록 이런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요즘은 수술을 하더라도 피부 절개를 최소화하고 척추의 정상 구조물을 잘라내거나 깎아내는 것을 자제하는 것이 최신의 추세이다.
어쨌거나 이런 실패를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수술을 하기 전에 가능한한 모든 비수술적 치료법을 다 시도해봐야 한다. 이는 주사, 약물, 물리치료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런 기본 치료도 없이 무조건 수술을 받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또한 환자는 어떤 경우에는 그 어떤 치료도 병을 완치시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이해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자꾸 완치만 찾으려고 하다가는 결국 더 나빠질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