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버지니아에 오기 2년 전인 2010년도에 만났던 예전의 환자의 이야기로 오늘 글을 시작하려고 한다. 55세의 N씨는 극심한 요통과 다리로 뻗히는 통증을 주소로 필자를 방문하였다. 병력 청취를 해보니 40대 말에 똑같은 통증이 있어서 신경외과 진료를 받았고, 그 결과 디스크 탈출증으로 진단받고 수술을 받았다고 한다. 수술을 받고 나니 요통과 다리 통증이 감쪽같이 없어져서 몇 년간 아주 잘 지냈는데 필자 방문 3년 전에 비슷한 통증이 다시 생겼다고 했다.
이번에도 신경외과에 갔는데 신경외과 의사가 디스크가 재발했다고 재수술을 하겠느냐고 해서 이번에 수술을 받으면 분명히 완치가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수술을 받았다. 그런데 3년 전의 두 번째 수술후에 실망스럽게도 수개월을 가지 않아서 통증이 재발되었고, 이번에도 아주 미세하게 디스크의 재발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2번이나 수술을 받았었기 때문인지 병세가 그렇게 심하지 않았기 때문인지 때문에 수술하는 의사도 수술을 더 받아도 되고, 그냥 통증 전문의를 찾아서 통증 치료를 받아도 된다고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환자는 이번에는 수술이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는지 거의 1년의 고생끝에 세 번째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세번째 수술 후에 찾아왔다.
환자의 말을 빌면 세 번째 수술은 수술 후 마취에서 깨어나자마자 아팠다는 것이다. 첫번재 수술은 효과가 몇 년을 갔고, 두 번째 수술은 몇 달은 갔는데 세번째 수술은 단 하루도 통증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 환자는 걷기가 힘들어서 혼자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기도 힘들고, 걷기도 힘들어서 지팡이를 짚고도 간신히 외출을 하는 정도가 되었다. 세번째 수술후 신경외과 의사는 수술은 잘 된 것으로 판단하였고, 이를 도저히 믿지 못하는 환자는 다른 의사를 찾아가서 의견을 구했는데 자기공명영상 촬영(MRI)등을 검토한 결과 수술 자체는 성공적으로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수술이 그렇게 잘 되었으면 도대체 환자는 왜 그렇게 아팠던 것일까? 여기서 N씨는 척추수술 실패 증후군(Failed back syndrome)이라는 이야기를 난생 처음 듣게 되었다.
모두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어떤 사람은 수술 자체가 무서워서 수술을 못 받는 것일뿐 수술을 일단 받으면 일단 병은 낫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초기 위암이라든지, 충수돌기염, 초기 유방암 처럼 수술이 거의 완벽한 완치를 가져오는 질환도 분명히 존재하므로 오해는 하지 말아야 하겠지만 적어도 요통에 있어서 허리 수술은 성공이 보장된 치료법은 아니다. 그렇다고 허리 수술은 하면 절대로 안되는 그런 것도 아니니 오해는 말아야 한다. 지금도 필자는 몇 십년 전에 허리 수술을 받고 아주 멀쩡히 일상생활을 잘하는 매우 성공적인 케이스를 매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주제는 허리 수술을 하고 결과가 나쁜 경우에 관한 것이니 다음부터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